살처분 매몰지 2차 오염 심각…10개 중 3개 미흡

산란계 AI 감염 닭 살처분 (사진=자료사진)
정부가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방지를 위해 살처분 매몰을 서두르면서 관측구멍과 배수로 등 기본적인 시설마저 설치하지 않아 2차 오염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드러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1월 16일 AI가 첫 발생한 이후 23일까지 전국 10개 시.도 41개 시·군의 334개 농장에서 AI가 발생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발생 농장을 비롯해 예방적 살처분 농장 등 전국 799개 농장의 닭과 오리 3260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살처분된 이들 닭과 오리는 434개 매몰지에 매몰됐다.

이와 관련해 농식품부는 환경부와 합동으로 16일부터 20일까지 1만 마리 이상 매몰지 74곳과 5만 마리 이상 매몰지 95곳 등 169곳을 대상으로 점검한 결과 28%인 48곳에서 62개 미흡 사항이 적발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들 매몰지 가운데 관측구멍을 설치하지 않은 매몰지가 23곳으로 가장 많았고, 상부 침하 매몰지가 10곳, 배수로 미흡이 10곳, 상부 용출수 처리 미흡이 5곳, 가스배출관 미설치 매몰지가 4곳 등이었다.

이처럼 살처분 매몰지에서 심각한 하자가 발생한 것은 국내 상당수의 가금류 농장이 주변에 매몰지를 확보하지 않아 인근 지역에 서둘러 매립하는 과정에서 기본적인 오염방지 시설을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살처분 매몰지를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기본 수칙을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살처분 물량이 워낙 많은데다, 매몰지 확보가 어렵다 보니 중간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2차 환경오염이 우려되는 만큼 이번에 드러난 미흡사항에 대해선 즉시 보완하도록 지방자치단체에 조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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