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서울청 제2기동단 중대장 조모 경감은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관용차를 사적인 용도로 사용하면서 의경들에게 폭언과 '악기바리'(취식 강요) 등을 일삼았다.
조 경감은 경기 남양주에 있는 자택에서 서울 동북부에 위치한 부대까지 출퇴근용으로 관용차량을 이용했다. 물론 운전은 의경의 몫이었다.
이른 새벽 시간대에도 지휘 차량을 집 앞으로 대기시키고, 의경에게 자신을 깨우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친인척의 병문안을 가거나 지인의 귀가까지도 관용차를 동원했다.
쉴 틈없이 운전병을 혹사시킨 조 경감은 심지어 제때 자신이 있는 장소로 오지 않았다며 운전병을 폭행하기도 했다.
개인 차량처럼 변해버린 관용차 안에서 조 경감은 가혹행위도 일삼았다.
떡볶이를 먹은 조 경감은 의경에게 "떡볶이 국물을 다 마셔서 없애라"고 지시했다. 국물 처리하기 곤란하자 의경에게 취식을 강요했고, 결국 그 의경은 국물을 모두 마셔야만 했다.
조 경감은 의경들에게 "X새끼들, 뭐 힘들다고 00이야", "똥오줌 못 가리냐" 등의 폭언을 일삼았지만, 정작 부대원들을 돌보는 데에는 소홀했다.
지난해 4월 혹서기에 대비한 '모서훈련' 중에 한 의경이 물놀이를 하다가 바위에 머리를 부딪쳐 100 바늘을 꿰맸지만, 조 경감은 당시 술에 취해 오두막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결국 의경들과 다른 간부가 사고를 수습한 뒤 부대복귀를 건의하자 조 경감은 "일찍 가면 단장님이 무슨 일 난 것을 알게 된다"며 "닥치고 기다려라. (오후) 5시까지 있겠다. 누구 하나 가기만 해봐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군인권센터는 조 경감의 이러한 비위행위들을 조사해 지난 20일 서울청 청문감사담당관실에 징계의뢰서를 제출했다.
이 센터 임태훈 소장은 "조 경감의 보복이나 증거인멸 등이 있을 수 있으므로 신속한 인사조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