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는 NH농협 2016~2017 V-리그 올스타전이 열렸다. 인터넷 예매는 20분 만에 매진됐고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판매한 500장의 티켓 역시 판매 개시와 함께 일찌감치 다 팔리며 '겨울 축제'의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경기전 선수들과 팬이 함께하는 다양한 이벤트들이 열리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K-스타팀과 V-스타팀으로 나뉘어 치러진 본 경기 역시 선수들의 재치있는 세리머니로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올스타전 세리머니의 스타트는 V-스타팀의 알레나 버그스마(KGC인삼공사)가 끊었다. 이재은(KGC인삼공사)의 서브로 시작된 여자부 경기에서 알레나는 깔끔한 오픈 공격으로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득점에 성공한 알레나는 선수들을 불러모아 긴 머리를 흔드는 '헤드뱅잉'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K-스타팀도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지난 시즌 올스타전에서 귀여운 댄스로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이다영(현대건설)이 반격에 나섰다. 이다영은 이소영(GS칼텍스)의 블로킹하고 박미희 감독에 뛰어가 귀여운 커플 댄스를 선보였다. 부상으로 올스타전에 출전하지 못한 언니 이재영(흥국생명)을 대신해 흥국생명 박 감독을 댄스로 위로한 이다영이다.
이다영의 세리머니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심판에 달려가 춤을 추는가 하면 올 시즌 V-리그에 데뷔한 신인 황택의(KB손해보험)와 음악에 맞춰 끈적한 커플 댄스까지 선보이며 분위기를 한 층 끌어올렸다.
세리머니의 정점은 V-스타팀의 김희진(IBK기업은행)이 찍었다. 김희진은 쉬는 시간에 열린 여자부 이상형 월드컵에서 '국정농단 파문'을 일으킨 최순실의 코스프레로 경기장을 웃음바다로 빠트렸다. 최순실 코스프레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K-스타팀 김수지(흥국생명)가 득점에 성공하고 말 춤을 추며 반대 코트로 넘어가자 김희진은 최순실 차림으로 함께 코트를 누비며 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여자부 뒤에 열린 남자부에서도 다양한 세리머니가 쏟아졌다. 분위기는 K-스타팀의 한국전력 듀오 전광인과 서재덕이 주도했다. 전광인과 서재덕은 춤을 추고 받는 세리머니와 함께 아기를 안고 흔드는 '요람 세리머니'까지 선보이며 볼거리를 제공했다.
인기 드라마 '도깨비'의 한 장면도 연출됐다. V-스타팀의 정지석(대한항공)이 가슴에 칼을 꽂는 자세를 취했고 K-스타팀 황연주(현대건설)가 재빨리 달려와 칼을 뽑는 훈훈한 커플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V-리그에 댄스 세리머니 열풍을 몰고 온 방신봉(한국전력)도 화끈한 춤사위로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 즐거움을 선사했다.
경기는 K-스타팀이 이겼지만 승패를 떠나 선수들의 세리머니가 빛났던 '겨울축제' 한마당이었다.
한편 서재덕과 알레나는 남녀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영광까지 안았다. 여자부 세리머니 상은 화끈한 댄스를 선보인 이다영이 차지했고 남자부는 전광인·정민수(우리카드)가 공동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