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과 '팀워크', 인삼공사를 지탱하는 힘

2016~2017시즌 V-리그가 4라운드의 막판을 향하는 현재 여자부의 최대 이슈는 바로 KGC인삼공사의 돌풍이다. 4라운드 일정을 모두 마친 인삼공사는 11승9패, 승점33점을 쌓아 당당히 여자부 4위에 올라있다.


지난 시즌 인삼공사는 30경기를 치러 7승23패의 부진한 성적으로 최하위에 그쳤다. 2014~2015시즌도 인삼공사는 두 자릿수 승수를 쌓지 못한 채 최하위(8승22패)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인삼공사는 2016~2017시즌을 완전히 새롭게 준비했다.

서남원 감독이 부임했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간판 공격수 백목화와 이연주를 떠나 보냈다. 부족한 선수단 구성의 아쉬움을 해결하기 위해 서남원 감독은 비시즌에 기존 선수들의 포지션 변경을 추진해야 했다. 트라이아웃을 통해 선발한 외국인 선수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시즌 개막 전에 교체됐다.

하지만 이 모든 시련은 올 시즌의 깜짝 도약을 위한 발판이었다. 대체 선수로 합류한 외국인 공격수 알레나는 올 시즌 여자부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으로 인삼공사의 반격을 이끌고 있다. 국가대표 출신 베테랑 세터 한수지는 센터로 성공적인 변신에 성공했고, 김진희와 유희옥 등 최근 영입된 선수들은 확실한 역할을 소화하며 서남원 감독을 기쁘게 하고 있다.

V-리그 여자부 KGC인삼공사의 극적인 변화의 중심에는 새롭게 부임해 과감한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은 서남원 감독이 있다.(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 달라진 인삼공사, 당연한 순위 상승

최근 2시즌간 최하위에 그쳤던 인삼공사가 다시 ‘봄배구’를 꿈꿀 수 있게 만든 서남원 감독은 기대 이상의 성적이 가능했던 이유로 ‘자신감’과 ‘팀워크’를 꼽았다.

지난 19일 현대건설과 4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기분 좋은 승리로 마친 서남원 감독은 “이제 우리 선수들은 어느 팀과 붙어도 쉽게 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붙었다”면서 “남들은 우리가 무엇으로 이기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작년보다 서브와 블로킹이 좋아진 것이 핵심”이라며 “수비는 작년부터 (김)해란이를 중심으로 좋았다. 리시브가 흔들려도 잘 연결해서 해결하는 능력도 좋아졌다”고 선전의 비결을 소개했다.

무엇보다 외국인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국내 선수들도 제 몫을 하는 모습이 가장 큰 변화였다. 서남원 감독은 “외국인 선수만 보고 하는 배구에서 벗어났다”면서 “지난 시즌까지 센터의 공격 시도가 너무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주전세터인) 재은이에게 센터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외국인 선수의 점유율은 비슷할지 몰라도 속공이나 센터를 활용하는 비율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시즌 인삼공사는 30경기에서 속공 시도가 143회로 여자부에서 가장 적었다. 그 다음으로 적었던 IBK기업은행(286회)의 절반에 불과했고, 가장 많았던 GS칼텍스(462회)의 1/3 수준이다. 하지만 현재 인삼공사는 20경기를 치른 현재 이미 182회로 지난 시즌의 기록을 뛰어 넘었다. 여자부에서 도로공사(244회)와 흥국생명(205회)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치다.

KGC인삼공사의 외국인 선수 알레나는 두 차례나 V-리그 여자부 트라이아웃에서 낙방했지만 대체선수로 영입돼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는 '인생 역전'의 주인공이다.(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 인삼공사의 변화, V-리그에 주는 분명한 교훈

인삼공사의 ‘변화’는 비록 현재진행형이지만 V-리그에 분명한 교훈을 남겼다. 외국인 선수에 의존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더해져야 한다는 점, 그리고 과감한 변화가 의외의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서남원 감독은 “개인 기량으로는 우리가 뒤질 수 있다. 하지만 팀워크가 이뤄진 만큼 어느 팀과 붙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올 시즌의 가장 큰 수확”이라며 “선수들이 더 신나게 할 수 있도록 더 좋은 팀을 만들어 보겠다”고 활짝 웃었다.

인삼공사의 올 시즌 출발은 ‘낙제’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들은 ‘우등상’을 향해 힘찬 질주를 하고 있다. 과연 서남원 감독과 인삼공사의 무서운 질주는 어떤 결과로 마무리 될까. 인삼공사는 오는 28일 여자부 선두 흥국생명과 5라운드 첫 경기로 다시 코트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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