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법(박남천 부장판사)은 20일 특수강간(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한모(22) 씨와 정모(21) 씨 등 2명에게 각각 징역 7년과 6년을, 김모(22) 씨 등 2명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80시간의 성폭력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22) 씨 등 2명에 대해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선고됐다. 나머지 5명에 대해선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한 씨 등은 피해자들을 인적이 드문 곳에서 술을 먹인 후 합동으로 강간한 뒤 범행 8일 뒤 또다시 피해자들을 겁줘 같은 장소에서 같은 수법으로 강간했다"며 "이들이 당시 고등학생이란 이유로 청소년기 일탈로 간단히 처리하기에는 사건 경위, 수단, 방법 등 그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한 씨 등도 당시 고등학생이었지만 피해자들은 그보다 더 어린 중학생이었다"면서 "피해자들이 겪었을 극심한 공포와, 평생 지울 수 없는 정신·육체적 고통을 능히 짐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과 함께 기소된 5명에겐 범죄를 공모했다고 보기 어렵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됐다.
이날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한 씨 등은 두 손을 모은 채 고개를 숙여 선고를 기다리렸다. 방청석을 가득 매운 피고인 측 가족들도 기도를 하거나 천장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양형이 선고되자 한 피고인은 재판부를 향해 욕설을 하며 발로 나무의자를 차는 등 난동을 부려 법정에서 끌려 나가기도 했다.
방청석 곳곳에서도 탄식이 흘러나왔다. 한 피고인 측 가족은 바로 선 자세로 "너무 가혹하다. 이렇게 힘없는 사람한테만 가혹합니까"라고 외쳤다. 재판정에 선 자식들을 바라보며 흐느껴 우는 가족들도 있었다.
한 씨 등 6명은 고등학생이던 지난 2011년 9월, 당시 여중생이던 A 씨 등 2명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같은 동네에 거주하던 한 씨 등이 무섭고, 자기 자신이 수치스러워 지난 6년 동안 부모님에게조차 피해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지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군 복무 중인 다른 피의자 11명은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날 선고기일에 피해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