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가 눈으로 뒤덮인 탓에 시민들은 넘어지지 않기 위해 총총 걸음을 걸으며 평소보다 일찍 출근길에 나섰다.
이날 오전 6시쯤, 서울 양천구 오목교역 근처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시민 김 모(76) 씨는 "눈이 많이 오고 있어 새벽에 출근길에 나섰다"고 말했다.
김 모(23) 씨는 "밤사이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당황스러웠다"며 "택시도 잘 안 잡히고, 많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한 손으론 우산을 잡고 눈이 얼지 않은 곳을 찾아 걷기도 했다.
강 모(47) 씨는 "대로변이 아닌 작은 도로는 제설 작업이 다 안 돼 푹푹 빠지면서 걸었다"고 말했다.
강 씨는 "뽀드득 거리는 눈을 밟아 기분이 좋기도 했지만 집에서 나서는 길이 많이 불편했다"고 말했다.
미끄러운 도로 탓에 운전자들도 애를 먹었다.
눈이 내리기 시작한 새벽부터 택시를 몬 기사 박 모(60) 씨는 "길이 너무 미끄러워서 잔뜩 긴장하고 운전을 했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눈 탓에 교통사고도 속출했다.
이날 서해안고속도로에서는 도로 위 차들이 4중 추돌하는 눈길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오전 5시 22분쯤, 충남 서산시 운산면 서해안고속도로 서울 방향 251㎞ 부근에서 22t 짜리 화물차가 미끄러졌다.
이를 뒤따로오던 25t 화물차가 들이받으며 차량 4대가 잇따라 추돌했고, 결국 25t 화물차 운전사 김 모(40) 씨가 숨졌다.
사고 탓에 서해안고속도로의 차량 흐름은 3시간 가량 전면 차단됐다가 오전 8시 20분부터 통행이 일부 재개됐다.
일부 지하철역에서는 열차가 고장났다.
이날 오전 7시 25분쯤 인천지하철 2호선 하행선 검단 오류역에서 전동차가 갑자기 고장났다.
이때문에 하행선 검단 오류에서 아시아드경기장역까지 9개 역의 전동차 운행이 15분간 중단됐다.
오전 8시 40분쯤에는 서울 지하철 1호선 제기동역에서 신설동역 방향으로 향하던 전동차가 '동력운전불능'으로 멈춰섰다.
다행히 몇분 뒤 동력이 회복해 10분 뒤 열차는 신설동역에 도착했지만, 차량기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약 30분 간 뒤따르던 열차들이 잇따라 멈춰섰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0분 기준 적설 현황은 백령도가 7.5㎝, 수원 7.1㎝, 서울 6.6㎝, 대전 4.5㎝, 청주 4.5㎝다.
기상청 관계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많은 눈이 내려 쌓였으니 교통 안전과 시설물 관리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