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철호 현대건설 감독은 단단히 마음을 먹은 듯 불평을 쏟았다. 누구 한 명을 향한 불만은 아니었다. 독설은 천천히, 그렇지만 분명하게 선수단 전반을 향했다.
현대건설은 19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 ‘NH농협 2016~2017 V-리그’ 여자부 4라운드에서 세트 스코어 1-3으로 완패했다.
황연주(15득점)와 에밀리(14득점), 양효진(12득점)이 제 몫을 했지만 29개나 되는 범실에 발목을 잡혔다. 이 패배로 현대건설은 연승행진이 2경기 만에 멈췄다. 4라운드 5경기 성적도 2승3패로 올 시즌 처음으로 승리보다 패배가 많은 결과에 그쳤다.
양철호 감독은 “GS칼텍스전은 재수가 좋아 이겼다”면서 “우리 선수들은 기복이 너무 심하다. 전체적으로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아니다”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어 “선수들의 책임의식이 부족하다. 배구는 팀 스포츠다. 경험이 있고, 없고가 중요하지 않다”면서 “근성이 부족하다. 선수들이 1점, 1점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악착같이 하려는 마음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철호 감독이 작심한 듯 선수들을 향해 쓴소리를 쏟은 이유는 분명했다. 현대건설은 이날 패배에도 여자부 3위 자리를 지켰지만 4연승을 내달린 4위 인삼공사에 승점 1점 차로 추격을 허용했다. 정규리그 종료까지 10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자칫 3위 자리마저 빼앗길 위기다.
이 경기로 4라운드 일정을 모두 마친 현대건설은 27일 IBK기업은행과 5라운드 첫 경기까지 7일의 휴식기를 얻었다. 기업은행이 현대건설에 2점 앞선 2위인 데다 이틀을 더 쉬는 만큼 양철호 감독에게는 절대 내줄 수 없는 맞대결이다. 올 시즌 4차례 맞대결에서 1승3패로 열세를 기록한 것도 만회해야 하는 상황이다.
과연 양철호 감독과 현대건설은 8일 뒤 어떤 모습으로 코트에 나타날까. 현대건설과 IBK기업은행의 5라운드 맞대결은 27일 오후 4시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