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2시,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피고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피고인'은 딸과 아내를 죽인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된 검사 박정우(지성 분)이 잃어버린 4개월의 시간을 기억해내기 위해 벌이는 투쟁 일지이자 악인 차민호(엄기준 분)을 상대로 벌이는 복수 스토리다.
매 작품에서 '믿고 보는 연기'를 선보이는 지성은 강력사건 전담부서인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에이스 검사였다가 갑자기 아내와 딸을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되는 인물 박정우 역을 맡았다.
지성은 "장르물을 하고 싶었다. (아내와 딸이 있는) 저와 비슷한 환경에 있는 인물이라 가슴에 와 닿았지만 불편한 소재여서 사실 어렵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사형수라는 극한 상황에 있는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준비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성은 "특별히 준비한 건 없다. 대본에 주어진 씬과 상황에 몰입했다. 저도 아내와 딸이 있어서… (살인자로 몰리는 상황은) 감히 상상하고 싶지도 않았다. 다만 멘탈이 견디지 못할 만큼의 운동을 하거나 대본을 오래 보는 등 다른 방향으로 (어려운 연기를 하는 스스로를) 괴롭히고 싶었다"고 밝혔다.
지성은 "운동량에 비하면 많이 빠진 것은 아니지만 6kg가 빠졌다. 특히 얼굴살이 많이 빠지더라. 사실 마음이 많이 빠졌다. (대본 내용이) 속상하기도 해서 한동안은 눈물을 달고 살았다. 이 드라마를 찍고 가정으로 돌아갈 때 우울해지기 않기 위해서 결말은 해피엔딩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1인 2역에 도전하고 싶었다. 처음에 제가 2명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중에는 (극중인물) 한 명이 2명의 캐릭터를 연기해야 되는 것을 표현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캐릭터가 작품 안에서 살아있으려면 목적과 이유가 분명해야 한다. 그래야 연기가 선명해진다고 생각한다. (차민호는) 형을 죽이고 형 인생을 사는 인물로 당장은 얻고 싶은 걸 얻었지만 점점 잃는 게 많고 고통으로 들어가는 캐릭터다. 제가 볼 때 갈수록 불쌍해지는 인물일 것 같다"고 설명했다.
SBS '패션왕'에서 최안나 역을 맡은 이후 5년 만에 다시 지상파 드라마 주연에 도전하는 권유리(소녀시대 유리)는 치열하게 싸워보려고 하지만 매번 지는 초짜 국선변호사 서은혜 역을 맡았다.
권유리는 "처음에는 걱정이 앞섰지만 장르물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다. 대본 읽어봤을 때도 서은혜라는 캐릭터에 공감이 많이 됐다. 그걸 고스란히 연기로 잘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권유리는 "변호사라는 직업 특성을 처음에 이해하고 다가가는 게 어려웠지만 충분히 시간 갖고 공부하다 보니 괜찮았다"며 "오히려 고민됐던 부분은 서은혜가 가진 간절함과 진심을 왜곡되지 않게 어떻게 표현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감독님, 선배님들이 용기를 많이 주신 덕분에 열심히 도전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오창석은 "장르물 갈증이 있었다. ('피고인'처럼) 다크하고 진지하고 무겁지만 남자들이 좀 더 좋아할 수 있는 드라마가 많지는 않은 것 같다"며 "시청률이 낮아 한 작품이 조기종영된 후 2년 동안 드라마가 안 들어오는 걸 겪으면서 한 씬 한 씬 최선을 다해 잘 찍어야 된다는 생각을 했다. 장르물을 위해서 나름대로 준비도 해 왔다"고 말했다.
KBS2 '해피투게더'에서 잘생긴 남성을 좋아한다고 당당히 밝히는 캐릭터로 사랑받고 있는 엄현경은 안으로는 야망과 욕망을 가지고 있고, 하루아침에 남편 차선호를 잃은 나연희 역을 맡았다.
엄현경은 "예능에서 활발한 모습을 맣이 보여드렸는데 드라마 통해서는 반대되는 어둡고 무거운 캐릭터도 (제게)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하면 배울 점이 많이 있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낭만닥터 김사부' 후속으로 편성된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은 오는 23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