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의원)
'뇌물죄를 소명하는 현재까지의 내용을 볼 때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법원이 이런 말과 함께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결국 기각을 했습니다. 이게 물론 무혐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구속해서 수사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얘기고요. 또 구속영장이 기각됐다는 사실 자체가 주는 타격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특검 수사 이거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요. 최순실 게이트 국회 청문위원이었죠.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연결해 보겠습니다. 박 의원님 안녕하세요.
◆ 박영선>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사실 구속수사냐 불구속수사냐 특검도 깊은 고민을 하다가 신중하게 결정한 게 그래도 구속이다였는데, 구속영장 청구할 때는 자신이 있었다는 얘기로 저는 읽혔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이게 기각이 됐네요?
◆ 박영선> 참 실망스러운 아침이에요. 그리고 또 기각하는 시간도 새벽 4시 지나서 택했다는 점에서 저는 법원이 떳떳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떳떳하지 못했다는 게 새벽 4시하고 무슨 상관입니까?
◆ 박영선> 가장 취약한 시간이 새벽 4시 아닌가요? 우리 기사라든가 여러 가지 시점으로 봤을 때. 그래서 법리 검토에 시간이 걸렸다고 말은 하지만 아마 이미 일찌감치 결정이 나 있었을 거고요. 택하는 시간도 새벽 4시 넘어서, 그 시간 되면 대부분 기자들도 긴장이 풀리고, 그래서 이것이 핸드폰으로 뜨는 속보 뉴스조차도 뜨지 않았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씁쓸한 아침을 맞을 것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요. 제가 일찌감치 말씀 드리지 않았습니까? 우리나라 권력 서열 0순위가 바로 삼성이다.
◇ 김현정> 항상 그런 얘기하셨죠.
◆ 박영선> 삼성공화국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법원이 삼성의 벽을 넘을까 하는 그런 기대가 있었는데 역시 못 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 삼성과 관련된 법원과의 관계에서 보면 제대로 법원이 삼성의 벽을 넘어본 적이 지금까지 없습니다.
◇ 김현정> 왜요?
◆ 박영선> 결국은 법리라는 이유로 해서 돈으로 주무를 수 있는 권력의 어떤 하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죠.
◇ 김현정> 전사적인 로비 이런 게 있습니까?
◆ 박영선> 어쨌든 우리나라 최고의 변호사들이 수십 명 달라 붙어서 그 하나를 방어한다 것 자체, 그러니까 일반 서민들은 그런 걸 생각조차 못하지 않습니까?
◇ 김현정> 물론이죠.
◆ 박영선> 그리고 또 하나 문제점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많은 사람들이 구속됐는데 그런 사람들의 구속 사유와 이번 삼성 이재용 부회장 건의 구속사유가 과연 형평에 맞느냐, 기각하는 것이. 그런 관점에서 이걸 봐야 되는 게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박영선> 그 다툼의 여지는 늘 있는 거고요. 그러니까 삼성 측이라는 데서는 늘 이런 다툼의 여지를 생각하고 일을 추진하는 처음 시작의 과정부터 그랬거든요.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어떤 이재용 부회장이 15조 내지 16조의 재산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단 1%의 상속세도 내지 않았는데 그런 과정에서 다 법리다툼 속에서 그 법의 교묘한 망을 피해나가는 것은 시작부터 그랬던 거였기 때문에 다툼의 여지는 있었던 거고요. 제가 보는 관점은 최순실 사안과 관련해서 다른 사람들이 구속됐는데 그 다른 사람들과 이재용 부회장이 형평의 원칙에 맞느냐.
◇ 김현정> 그럼 다른 사람들은 다툼의 여지가 없어서 다 구속수사 했느냐 이 말씀인 거죠?
◆ 박영선> 그렇습니다.
◇ 김현정> 다툼의 여지라는 건 누구나 다 있는 건데 왜 유독 이재용 회장에게만 그 다툼의 여지라는 걸 크게 무게를 뒀느냐 이 말씀이세요. 그런데 그런 얘기들 하잖아요. 삼성이니까 삼성이 지금 얼마나 많은 국민들의 직장이냐. 구속하면 우리 경제가 휘청일 거다 이 얘기는 늘 나오는 건데.
◆ 박영선> 그런 대마불사론은 이제 21세기에서는 벗어나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대마불사론이 사실은 박정희식 개발논리에 의한 것이거든요. 과거에도 큰 은행은 결코 망하지 않는다, 그런 것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삼성이라고 해서 법을 어겼다고 했을 때 그것을 과연 봐줘야 되느냐? 선진국 같은 경우 미국의 에너지 7위 기업이었던 엔론이 파산을 했을 때 켄 레이 회장이 구속이 됐었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돈으로 주무를 수 있는 권력의 범위가 넓을수록 후진국인데, 대한민국은 아직은 제가 보기에는 선진국이라고 말하기에는 여러 가지 많은 구멍이 있는 나라다, 그리고 과연 사회적 정의가 무엇이냐에 대한 어떤 기준과 원칙도 들쭉날쭉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이제 중요한 건 특검 수사가 어떻게 되느냐 이 부분입니다. 이게 하여튼 심리적인 타격은 분명 있을 거예요. 국민들 문자, 저희 문자 굉장히 많이 보내주시는데 분노한다, 절망감이 든다 이런 문자 굉장히 많이 들어오거든요. 국민들의 심리적 타격 분명히 있습니다. 특검은 어떤가요?
◆ 박영선> 저는 특검도 일정부분 타격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아무래도 좀 위축되죠. 그리고 이제부터 사실은 굉장히 중요한 수사들이 남아 있습니다. 김기춘, 조윤선 이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이 또 신청이 됐죠?
◆ 박영선> 그리고 우병우 수사가 아직 시작도 안 했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사실 이제 2월 말까지 삼성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여부로 정점을 찍고 막바지 수사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그런 시기인데.
◇ 김현정> 대통령 조사도 2월 초에 하겠다 이런 얘기까지 있었는데.
◆ 박영선> 네네. 그래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저는 굉장히 아쉬운 점이 많다, 이렇게 생각이 되고 댓글이 지금 엄청나게 달리더라고요. 그런데 그 댓글 중에 보면 이 판사님이 재벌영장 기각 전문 판사다, 이런 댓글도 있습니다. 롯데, 옥시, 폭스바겐 전부 다 기각했다 이러는데, 물론 법리가 중요합니다. 법리가 중요한데 문학으로 치면 평론처럼 하나의 장이죠. 그런데 지금 이번 사안에 있어서의 이 법리논쟁과 관련해서는 다른 구속된 사람들과의 형평성 문제 이것을 반드시 짚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저는 다시 한 번 그렇게 강조합니다.
◇ 김현정>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다툼의 여지라는 건 누구에게나 있는데 왜 그것이 이재용 부회장에게만 강하게 작용했느냐 이 말씀하시는 거고. 대통령 조사 어떻게 될까요? 이거 혹시 대통령이 이 핑계 대면서 나 특검조사 안 받겠다 이렇게 나올 가능성 없겠습니까?
◆ 박영선> 대통령이 특검 조사를 안 받겠다고 하는 것은 아직도 법 위에 존재한다는 그런 사고방식의 표현이죠. 그래서 저는 이번에 특검이건 법원이건 이번 사건이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가느냐 못 가느냐를 가늠하는 굉장히 중요한 잣대이기 때문에 굉장히 단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대통령이 그랬잖아요. 지난 1월 1일에 기자들 불러모은 자리에서 "나 완전히 엮인 거다." 완전히 엮인 거라는 논리가 혹시 이번 구속영장 기각 때문에 더 힘을 받지 않을지 더 힘주어서 주장하지 않을지 어떻게 보세요?
◆ 박영선> 지금까지 대통령의 태도로 봐서 우리가 대통령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또 궤변을 펴겠죠. 그리고 엮었다는 그 단어 자체가 대통령으로서 구사할 수 있는 단어는 저는 아니다라고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 김현정> 엮었다, 그렇겠네요. 알겠습니다. 제가 앞서서도 말씀드렸지만 국민이 바라는 건 진실입니다, 진실. 진실을 가리기 위해서 마치 이재용 부회장의 이 구속영장 기각을 비빌 언덕 삼아서는 안 된다, 이 핑계 대고 요리조리 빠져나가려는 사람은 없어야 한다, 이거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면서 박영선 의원님 고맙습니다.
◆ 박영선>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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