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법 제1형사부는 살인과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 모(57)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7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2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정 씨는 지난해 7월 2일 오후 5시 45분쯤 대전시 대덕구 자신의 집 앞에서 이웃 양 모(70) 씨를 둔기로 마구 내리쳐 숨지게 하고 이를 말리는 양 씨의 어머니(99)를 살해하려다 현장을 지나던 시민의 만류 때문에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정 씨는 사건 발생 사흘 전인 6월 29일 오전 집 앞 화분을 넘어뜨린 범인으로 양 씨가 자신을 지목하고 경찰에 신고하자 이에 앙심을 품었던 것으로 당시 조사결과 드러났다.
변호인 측은 "이 사건 범행 당시 정 씨가 주취와 지적장애로 심신상실의 장애 상태에 있었다"며 양형부당을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되레 형을 높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평소 갈등이 있어오던 피해자들에게 화가 난다는 이유로 대낮에 피해자들의 머리를 둔기로 수회 내리쳐 살해하거나 살해하려 했다"며 "이와 같은 범죄 유형은 고귀한 생명권을 침해하는 것임은 물론 사회적으로 절대 묵과할 수 없는 중대 범죄에 해당하므로 엄히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의 머리를 둔기로 공격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음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로 피해자들이 사망에 이를 수 있음을 인식할 수 있었기에 미필적이나마 살인의 범의를 갖고 있었다고 판단된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