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총수구속 최악사태 피했지만 숙제는 여전히 남았다'

430억원대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8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검에서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법원이 19일 새벽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삼성은 총수부재라는 최악의 사태를 면하게 됐다.

그러나 특검의 영장재청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재청구는 아니라도 법원의 재판단계에서 의혹을 풀어야 하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구속영장이 이날 새벽 기각된 직후 삼성이 내놓은 공식입장은 "불구속 상태에서 진실을 가릴수 있게돼 다행으로 생각합니다"라는 딱 한줄의 멘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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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삼성관계자도 이런 짧은 멘트 외에는 다른 언급을 자제했다.

그만큼 이번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사태를 둘러싼 삼성의 심사가 매우 조심스럽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이나 3년째 와병중인 이건희 회장 등이 모두 비자금 사태 등으로 수사를 받았지만 고 이병철 회장은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기소되지 않았고 이건희 회장은 고령등을 이유로 불구속 수사를 받았다.

삼성그룹 총수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삼성이 바싹 긴장했던 것도 사실이다.

삼성이 이날 내놓은 짧은 공식입장에도 불구하고 서초동 사옥에서 대기하며 밤새 마음을 조렸던 임직원들은 영장기각 결정에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다.

총수구속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면하게 됐고 삼성 뿐 아니라 재계가 한 목소리로 우려했던 글로벌 기업 삼성의 경영공백도 피할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삼성은 다만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이번 구속영장 기각으로 총수구속과 경영공백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피했지만 특검수사의 칼날을 계속 받아야 한다.

(사진=박종민 기자)
먼저 특검이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 없고 재청구가 없다고 하더라도 법원에서 이어질 지난한 재판과정을 넘어야 한다.

또 뇌물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총수가 수사를 받음에 따라 추락하게 된 글로벌 기업 삼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해야하는 과제도 남는다.

삼성 그룹 안팎에서는 이번 구속영장 기각을 계기로 이재용 부회장이 그룹의 체질을 바꾸기 위한 고강도 쇄신 작업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 부회장이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공언했던 삼성 미래전략실에 대한 해체작업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에는 구속을 피했을 뿐 아직은 의혹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현재와 같은 불안정한 상태가 이어 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

미래전략실 해체 약속에도 불구하고 재판을 통해 의혹이 해소되기까지는 현재와 같은 미전실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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