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전 총장은 18일 대구 시내 한 식당에서 청년층과 만나는 자리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위안부에 관해서 제가 역사적인 과오를 저지른 것처럼 말하는데 절대 아니다"라며 "앞으로는 어떤 언론이 묻더라도 위안부 문제 답변 안 하겠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어 한 시간가량의 식사가 끝난 뒤 식당을 나온 반 전 총장은 동행한 이도운 대변인에게 "이 사람들이 와서 그것(위안부 문제)만 물어보니까 내가 마치 역사의 잘못을 한 것 같다"며 "나쁜놈들이에요"라고 불쾌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 대변인은 송구한 듯 "제가 지시해 놓겠다"며 반 전 총장을 진정시켰다.
그는 이날 식사 자리에서 "위안부 문제에 총리가 드디어 사과한다는 건 환영한다"며 "한을 풀어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걸 말한 것이지 완전히 끝났다고 오해하지 말라"고 설명했다.
정치권 밖에서 대선 주자로 몸값을 높이던 반 전 총장이 귀국 후 한국 정치 현실에 발을 내딛으며 정치 초보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하는 취재진에게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고 '나쁜놈들'이라는 막말까지 내뱉는 것은 정치적 훈련이나 준비가 전혀 안 되어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귀국 후에도 지지율이 20%대에 머물며 반풍(潘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데 대한 초조함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는 귀국 직후 서울역으로 향하는 티켓을 구매할 때 만원권 지폐 두 장을 한꺼번에 넣어 빈축을 산 데 대해서도 "여러분은 프랑스 파리 가서 전철표를 끊을 때 금방 할 수 있느냐"며 "제가 유엔 사무총장을 10년 했는데 봐줄 수 있는 것"이라고 비난 여론을 맞받아치기도 했다.
그는 "왜 할 일이 많은 젊은 분들이 가짜 뉴스, 남을 헐뜯는 것에 기쁨을 느끼냐"며 "이건 대한민국 국민이 할 일이 아니다. 이런 걸 고쳐야겠다"고 언론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