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계자는 18일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추가 기자간담회 등을 열기에는 상황이 여러 가지로 여의치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할 다른 방법이 있는지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박 대통령 측은 설 명절 전 일요일인 오는 22일 기자간담회나 기자회견을 검토해왔다. 탄핵의 부당성을 '명절밥상 화두'로 올려 우호적 여론을 조성한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장외 여론전 자체의 적절성 논란, 특검의 '2월초 대통령 조사' 선언 등 상황변화가 변수로 작용한 상태다.
장외 여론전 논란은 지난 1일 돌발 기자간담회 때도 불거졌다. 헌법재판소가 요구한 '7시간 행적' 자료 제출이나 박 대통령 본인과 측근의 헌재 출석은 미루면서, 언론을 변론에 동원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내용 면에서도 구체적인 해명 대신 모르쇠를 고수해 우호 여론 조성에 한계를 보였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실제로 '22일 간담회' 실시에 부정적 기류가 생겨났다. 최근 한광옥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상당수 참모들이 '역풍이 우려된다'며 연기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언론접촉과 함께 거론됐던 박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직접 출석 가능성도 높지 않은 분위기다. 특히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전례가 없다며 반대하고 있다.
여기에는 헌재와 특검이 박 대통령의 심판과 수사를 가속화하면서, 여론전으로 '여유'를 부리기 어려워진 측면도 작용한다. 헌재는 전날 국회 측과 대통령 측이 모두 동의하는 증거만 채택해, 증거 시비를 조기 정리하면서 심리를 신속히 마치겠다는 의지를 확인시켰다. 특검은 설명절 뒤 대통령 조사를 천명하고 나섰다.
탄핵심판에서 지연전술을 써온 박 대통령 측의 대응전술 수립이 현안이 됐다. 그동안 대통령 대리인단이 '조작된 증거'라고 공격해온 최순실 태블릿PC를 헌재가 증거에서 배제해 버림에 따라, 동일 전술 활용이 불가능해졌다. 머지않아 닥칠 특검의 강제수사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다만 이날 법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등의 '호재'를 맞을 경우, 기자간담회 실시 쪽으로 입장이 선회할 여지가 있다.
또 설명절 전이 아니라도, 연휴 뒤 2월 초 박 대통령이 언론 접촉에 나설 가능성 역시 없지 않다. 특검의 조사를 앞두고 본인의 입장을 여론에 환기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간담회에서 밝힌 "특검 연락이 오면 성실히 임할 생각"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