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 65세' 표창원 "직장인은 내쫓고 왜 정치인만?"

- 선출직 최고위직도 정년 둘 필요
- '노인폄하'와 무관한 얘기
- 특정정당 후보 염두에 둔 건 아냐
- 독일은 출마 연령 상한 제한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표창원(민주당 의원)



'모든 공직에 정년을 도입하자.' 대통령, 장관, 국회의원, 지자체장, 지자체 의원까지 65세 정년을 도입하자.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자신의 SNS에 올린 이 주장이 지금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건데요. 표 의원은 그래야 나라에 활력이 생기고 청년들에게 폭넓고 활발한 일할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 이렇게 썼습니다. 하지만 정치권 일부에서는 노인폄하다, 이거 망발이다 이런 비판이 나왔죠. 본인의 설명을 직접 좀 듣고 가야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 연결이 돼 있나요. 표 의원님, 안녕하세요.

◆ 표창원>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렇게 논란이 될 거라고 예상 하셨어요?

◆ 표창원> 아니요, 전혀 그런 예상 못했습니다.

◇ 김현정> 제가 글을 쭉 읽어보니까 이게 즉흥적으로 하신 말씀은 아닌 것 같아요.

◆ 표창원> 며칠간 제가 몸이 아팠고. 몸살을 앓았고요. 저도 이제 몸이 녹슬었다 이렇게 생각을 하면서 처지를 봤더니 그동안 제가 경찰관, 교수 또 여러 직업들을 해 왔는데 다 정년이 있었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표창원> 그런데 정치인이나 고위급 장관들은 정년이 없고 연세도 많으신 분들이 주로 다 차지하고 계시는 현상을 보고 나는 언제 은퇴할 수 있을까 이렇게 하다가 좀 정리해서 그 생각을 쓴 겁니다.

◇ 김현정> 설명을 그럼 좀 들어보죠. 일단 일반직 공무원은 지금 다 정년이 있는 거죠? 선출직 공무원만 없는 거죠?

◆ 표창원>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럼 대통령을 비롯해서 모든 선출직 공무원에 65세 정년 도입 어떤 취지입니까?

◆ 표창원> 선출직만 없는 게 아니고 장관도 임명직인데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러네요.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표창원> 정부직의 상당수가 정년이 없죠.

◇ 김현정> 고위공무원?

◆ 표창원> 네. 그래서 앞서 말씀드린 것 같은 취지이고요. 더구나 공직 아닙니까? 상당히 중요한 국민 전체에게 영향을 미치는 공직이기 때문에 만약 다른 공직에도 정년이 있다면 이 선출직, 최고위직에도 있어야 되지 않느냐는 취지고요. 또 하나는 하한은 있잖아요. 대통령에 출마하려면 40세 이상이 되어야 하고요.

◇ 김현정> 하한선 있죠.

◆ 표창원> 국회의원이 되려면 25세 이상이어야 합니다. 그렇다라면 차라리 이 하한도 없애버리면 좋다고 저는 생각을 해요. 누구나 나설 수 있고 연령 상관없이 본인 능력에 따라서 선택 받으면 되니까요.

◇ 김현정> 잠깐만요. 그러면 정년은 도입하되 하한은 없애자 이 말씀이세요?

◆ 표창원> 아닙니다. 없애려면 다 없애고.

◇ 김현정> 없애려면 다 없애라?

◆ 표창원> 네. 선출직의 특성을 살려서 없애려면 다 없애고 두려면 하한 두듯이 상한도 둬야 된다 이 말씀이죠.

◇ 김현정> 상한도 둬야 한다? 그런데 당장 나온 반발이 요즘 65세면 할머니, 할아버지도 아니다. 한창 일할 나이다. 게다가 정치라는 건 경륜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떤 경험이 있어야 조정자, 결정자 역할도 잘해낼 수 있는데 65세에 그만두라니 이건 현실을 너무 외면한 거 아니냐. 어떻게 생각하세요?

◆ 표창원> 그게 오히려 일반직 공무원이나 일반 직장에 적용돼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백세시대에 활력이 넘치시는 어르신들 많으신데 이분들 일자리는 안 줘요. 임금피크제, 성과연봉제, 유연근로제 해가지고 다 정리를 하고 쉬시라고 강제로 내쫓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특수 기득권층 아닙니까, 아주 소수의. 이분들은 최근에 제론토크라시(gerontocracy)라는 용어가 나오면서 기득권은 넘겨주지 않고 계속 한 뭐 수십 년 동안 특권을 쥐고 있는 현상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거든요. 그 부분이죠. 그래서 노인 폄하라든지 어르신 분들 전체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아니거든요. 오히려 반대죠. 지금 우리가 노인빈곤률 세계 1위 아닙니까? 노인복지는 점점 하락하고 있고요. 그런데 그러한 결정의 최정점에 있는 김기춘 비서실장,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 이런 분들은 가장 정치권력을 쥐고 계신데 노인복지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계신 거거든요. 그걸 같이 엮어서 보시면 안 된다는 겁니다.

◇ 김현정> 지금 청취자 문자가 막 쏟아집니다. 우선 어제 페북에도 불과 몇 시간 사이에 100여 개가 넘는 의견이 왔어요. 그것부터 좀 보겠습니다. 대규리라는 아이디 쓰시는 분. 참 사람들 답답합니다. 왜 이 의견을 노인폄하라고 받아들입니까? 저는 표창원 의원 의견에 찬성합니다. 65세 이상이면 이제 기득권 세력에서 손을 놓고 후배양성에 힘쓰시는 쪽으로 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이런 말씀. 반면에 최승민 님은 아니, 버니라든지 힐러리 같은 경우 보세요. 칠십 넘어서도 훌륭하게 정치 활동하는 정치인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물론 그건 미국이고 우리 노인은 다르다고 볼 수 있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다면서 반대한 분도 계십니다. 어떻게 보세요. 잘해낸 정치인도 많지 않으냐, 칠십 넘어서.

◆ 표창원> 맞죠. 물론 맞는 말씀이고요. 제 말만 맞다고 말씀 드린 건 아니고 그냥 제 의견을 말씀드린 것 뿐입니다. 그런 반론도 있기 때문에 논의와 토론을 하다 보면 우리 한국 사회에 맡는 선출직의 역할에 대한 건강한 담론이 형성될 거라 봅니다. 그럼 굳이 이것이 입법화가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제도화가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좀 생각할 거리가 있지 않느냐. 그리고 너무 청년들의 정치 진출을 막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계기도 되겠죠.

◇ 김현정> 계기도... 새누리당에서는 그런데 당장 아주 거센 비판이 나왔습니다. 이거는 인륜을 파괴하는 배은망덕한 극언이다. 패륜적 주장에 연민의 정마저 느낀다, 표창원 의원한테.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 표창원> 그게 새누리당이 망해가는 이유라고 저는 봅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

◆ 표창원> 그동안 뭐 세월호라든지 백남기 농민사건이라든지 뭐 불리한 사건만 나면 말을 못하게 해요. 토론을 못하게 하고 안보라든지 종북 이런 걸 내세워서 상대방을 비난하고 자신들의 지지층을 선동해 공격하도록 만들거든요. 뭐 그 결과가 뭡니까? 그 순간은 넘어갈 수 있어요. 그런데 전혀 각각 이슈에 대한 이런 사실 정보, 논리 이런 게 계발이 안 돼요. 지금 이 부분도 아주 중요한 우리 사회의 담론이 될 수 있거든요. 그러면 반대는 반대 논리를 내놔야죠. 정보나 사실이나 근거나 그렇게 해서 새누리당이 정말 탄탄하구나, 좋은 이야기를 하는구나 해서 지지를 얻어야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토론의 장, 입까지 막아버리는 이런 논평은 안 된다 이런 말씀이신데. 그런데 이게 갑자기 이렇게 갑툭튀. 갑자기 툭 튀어나온 SNS 글처럼 보이기 시작하자 어떤 얘기가 나오냐 하면 반기문 전 총장 겨냥해서 이런 거 올린 거 아니냐. 왜냐하면 반 총장이 지금 72세니까. 반기문 전 총장 이제 광폭행보하고 대선 출마한다니까 표창원 의원이 저격수처럼 이거 올린 거 아니냐 이렇게 의심하는 분들도 계세요.

◆ 표창원> 그건 전혀 아니고요. 하지만 반기문 총장 생각이 떠오르지 않은 건 아닙니다. 70대 어르신 분들 정치 권력 쥐신 분들의 리스트가 쭉 머리에 떠오르면서.


◇ 김현정> 반 총장도 생각하신 거예요? 어떻게 생각하셨어요?

◆ 표창원> 아니요, 그냥 전부 다 어르신들이시구나. 그럼 뭐 우리는 아닌가요? 우리도 문재인 전 대표도 사실 63세이시긴 하지만 그 연령대, 제가 말한 65세에 근접하신 분이라서.

◇ 김현정> 문재인 전 대표가 만약 대통령 되면 1년 있다가 그만 둬야 되는 65세 되거든요, 사실은.

독일 16개 연방주 가운데 11개 주에서 시장-군수 출마연령상한을 두고 있다. (자료=독일 연방 하원 보고서)
◆ 표창원> 그거는 좀 다르기는 한데 왜냐하면 독일의 사례가 지금 시장, 군수에 주 별로 60세에서 67세까지 출마 연령 상한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그 경우에 당선이 되면 임기는 채울 수 있도록 해요.

◇ 김현정> 일단 당선이 되면?

◆ 표창원> 네, 좀 다르기는 한데 어쨌든 제가 특정 당이나 특정 후보를 염두에 두고 쓴 글은 전혀 아닙니다.

◇ 김현정> 그거는 아니라는 거세요?

◆ 표창원> 그런 분들이 떠오르기는 했지만.

◇ 김현정> 그럼 반기문 전 총장이 워낙 화제의 인물이니까 여쭙습니다. 반기문 전 총장도 아까 머리에 떠올랐다 하셨잖아요. 반 전 총장도 출마 안 하는 게 낫다고 보시긴 하시는 거예요? 72세면?

◆ 표창원> 저는 그 전에 연령 때문이 아니라 UN사무총장으로서의 명예. UN에서 만든 합의가 있지 않습니까, 협의문. 거기에 또 UN사무총장은 특정 국가의 공직을 맡지 않도록 하자는 것도 있고요. 그리고 뭐 이런 부분들 때문에 존경받는 어르신으로 한국이 배출한 최초의 UN 사무총장으로 남으시는 것 그리고 세계평화를 위해서 일하시는 것이 좋겠다. 이런 생각을 제가 공적으로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세대 간에 갈등이 생길 수 있는 민감한 주제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진보, 보수 이런 차원의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 지금 문자가 들어오는 걸 봐도 말입니다. 청취자 한 분은 65세 이렇게 나이제한을 두는 것보다 연임을 못하게 하는 방식. 그러니까 한 번 한 분은 다시 도전 못하게 한다든지 이런 식으로 하는 건 어떻겠느냐 이런 의견도 지금 들어오고요.

◆ 표창원> 좋은 생각이시죠.

◇ 김현정> 또 김민선 님은 적극 공감합니다. 김기춘 실장 기억력이 쇠퇴해서 지금 깜빡 깜빡하는 사람이 어떻게 정치 일선에서 의사결정을 중요한 것들을 하겠습니까? 이런 문자도 들어오고 찬반이 막 쏟아지네요. 여러분 보내주시고요. 0442 님은 유권자가 판단하게 해야지 선출직인데 나이를 제한하는 건 이거는 말이 안 된다는 문자도 들어옵니다. 표창원 의원님. 그러니까 결국은 내 말이 맞다, 꼭 맞다 이거는 아니고 일단 이런 생각도 있으니 토론의 장을 좀 열어 보자 이런 말씀이신 거죠?

◆ 표창원> 그럼요. 얘기 좀 해보자는 거죠.

◇ 김현정> 저도 지금 말씀 듣고 보니까 토론을 한번 해야겠어요. 하면 좀 나오시겠어요?

◆ 표창원> 그럼요. 얼마든지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표창원 의원과 함께 토론 자리 마련해 보죠. 오늘 고맙습니다.

◆ 표창원> 고맙습니다.

◇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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