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루 ''''예상 관객수? ''''잘못된 만남''''은 감이 안온다''''

[노컷인터뷰] 트럼펫 부는 취미, 공연 계획 들려주는 스마일맨 성지루

눈꼬리가 작아지며 넉넉한 웃음을 보일 때는 푸근한 이웃집 아저씨처럼 보이기도 하고, 속마음을 짐작할 수 없는 의뭉스러운 모습이 엿보이기도 한다.

그렇게 캐릭터마다 여러가지 얼굴로 변신하는 배우 성지루(40). 그런 그가 오랜 ''''숙원''''이었던 트럼펫 연주에 푹 빠져산다며 감성적인 면까지 드러낸다. 자동차 뒷자리에 트럼펫을 싣고 다니며 운전하다가 중간에 세워 불러보곤 한다는 그는 ''''나를 흥분시키는 새로운 취미''''라며 ''''처음으로 밝히는 비밀''''이라고 수줍게 웃는다.

''''빠른 시일 안에 공연을 열 계획도 있어요. 트럼펫이 만들어내는 음이 정말 황홀해요. 악기를 활용할 수 있는 영화도 했으면 좋겠네요. 제가 피아노도 독학했거든요.''''

"잘 웃는 스타일 아닌데 바보스러운 웃음이 어느새 내 표정"

트럼펫 매력을 한껏 들려주던 그는 최근 개봉된 영화 ''''잘못된 만남''''(감독 정영배·제작 씨네라가 픽처스)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옮겼다.


성지루는 ''''잘못된 만남''''에서 택시기사 ''''호철''''로 나온다. 호철은 고향 영덕으로 내려오게 되는 교통경찰 ''''일도''''(정웅인)와 어렸을 때부터 사사건건 부딪히는 친구 사이다. 고교시절, 군대 시절, 그리고 현재 그들의 아들에게까지 인연인 듯 악연인 듯 이어진다.

''''제 아들과 영화에서 나오는 아들이 비슷한 나이여서 깊은 교감을 더 나누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어요. 아들과 집에서 장난도 치고 친구처럼 지내지만 약속을 안 지키면 혼낼 때는 가차없이 체벌도 해요. 발바닥만 때리죠.''''

영화에서처럼 철천지원수를 만난다면 실제로 어떻게 할 것 같냐고 묻자 그는 ''''만나서 이야기로 풀어야겠지 않나''''며 ''''참고 사는, 내가 손해보는 스타일''''이라고 실제 성격을 설명했다. 전(前) 소속사와의 법적 분쟁에 휘말려 2년간 싸우다 승소한 사실을 꺼내기도 했다. 마음고생을 한 일화를 조심스럽게 들려주다가 이내 미소로 무마해버린다.

''''제가 원래 잘 웃는 편이 아니었어요. 젊었을 때는 대사 몇마디에 며칠밤을 새울 정도로 연기에 대해서만큼은 타협 없는 꼬챙이 같은 성격이었죠. 오태석 선생님한테 엄청나게 혼나면서 연극으로 연기를 익혔어요. 그렇게 혼나면서 바보스럽게 웃는 표정으로 바뀌더군요. 처음엔 어색했지만 어느 순간 자연스러운 저만의 표정이 됐네요.''''

20대에는 연극밖에 없었다는 그는 밋밋하고 건조했던 젊은 시절을 보내서인지 TV 예능프로그램에 나가 재미있게 전해줄 이야기가 없어지면서 점점 대중들과 멀어지는 것 같단다. 젊은 시절 여자친구도 별로 없었고, 나이트클럽에 간 것도 열 번도 안될 거라며 털어놓는 그의 모습이 진솔하다.

"사투리 연기 위해 취재한 테이프도 수두룩"

철두철미한 연기관을 가진 그는 이번 영화에서도 정웅인과의 호흡을 위해 진지한 캐릭터 분석을 거쳤다. ''''상대 배우가 먼저 자리잡아야 한다''''며 "나는 관객의 입장에서 조력자의 역할"이라고 겸손함을 보인다.

''''잘못된 만남''''에서 그는 구수한 영덕 사투리를 그럴싸하게 구사한다. 연기파 배우로 오랜기간 각인돼온 그는 사투리 연구를 위해 취재한 사투리 테이프만 여러 개란다. 그에게 주문만 하면 자유자재로 언제든지 각 지방의 사투리가 곧바로 나오는 줄 알았는데 그만의 철저한 노하우가 있었던 것이다.

서울예대 전공심화 과정인 3학년에 재학중인 성지루는 조연이든 주연이든 자기만의 색깔을 확실히 보여주는 역할을 하고 싶단다. 그러기 위해 앞으로도 배역이 아니라 작품을 신중하게 가릴 것이라고.

신중한 배우 성지루에게 짓궂은 질문 하나를 던졌다. ''잘못된 만남''의 관객 수를 점쳐달라는.

"''극락도 살인사건'' 개봉 전에 관객수 240만명 들 거라고 딱 맞혔거든요. 그런데 이번엔 감이 없어요. 힘드네요. 우정, 사랑, 가족애를 돌아보고 첫사랑도 떠올릴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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