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빵'·'미스터 판다'…장시호가 지칭한 별명이 '공모 열쇠'

장시호 김종 최서원(최순실) 1차 공판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미스터 팬다(판다)'로 또 최 씨를 '대빵'으로 지칭하는 문건이 공개됐다.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김재윤 부장판사)의 심리로 17일 열린 공판에서 장씨의 금고에서 압수한 문건을 공개했다.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영재센터) 내 장씨의 금고에서 발견된 해당 문건의 상단에는 장씨의 필체로 "Mr.팬다 서류"라고 적혀 있었다.

검찰은 "이 문건은 장 씨가 김 전 차관에게서 받았거나, 또는 건네 줄 문건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장 씨와 김 전 차관의 관계가 짐작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장시호 김종 최서원(최순실) 1차 공판이 열린 1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 최순실(오른쪽)과 김종이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검찰 또 문체부 내부 기밀이었던 '5대거점 체육인재 육성 사업 지원 예산안'도 영재센터에서 발견했다.

해당 문건에는 강릉 빙상장에 빙상 종목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동성(전 쇼트트랙 선수)의 검찰 진술에 따르면, 당시 강릉 빙상장이 평창올림픽 이후 존치된다는 것을 빙상인들 조차 몰랐는데 장 씨만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다.

검찰은 "장 씨가 이런 사실을 누구를 통해서 알게 됐는지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장시호 김종 최서원(최순실) 1차 공판이 열린 17일 오전 서울 서초동중앙지법에 장시호가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같은 증거들은 검찰이 두 사람을 공무상비밀누설 혐의의 공범으로 판단한 근거가 됐다.

아울러 검찰은 장 씨와 최 씨의 관계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문건도 공개됐다.

'동계스포츠 올림픽 대비, 선수양성 해외 전지훈련 계획 및 예산'이라는 문건의 앞 장 상단에 "대빵드림"이라는 장 씨 친필 메모가 적혔다.

검찰은 "해당 문건은 최 씨의 지시로 장 씨와 부하직원들이 함께 작성한 문건"이라며 "'대빵'이라는 단어는 최 씨를 지목하는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검찰은 장 씨가 보관하고 있던 문서에 적힌 별명을 통해 최 씨와 김 전 차관의 공모관계는 물론, 이들의 상하 관계까지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