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과 정의당 이정미 의원과 양대노총, 노동단체 등은 국회 정론관에서 '노동자 죽이는 적폐 중의 적폐 '손배가압류', 국회가 해결하자!'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이 입법을 촉구한 일명 '노란봉투법'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 개정안으로, 노동자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가압류 남발을 금지하는 법이다. 주요 내용은 ▲합법적 노조 활동범위 확대 ▲노동자 개인과 가족 신원 보증인에게 손배 청구 못하도록 제제 ▲법원 결정 손배 기준 제시 및 노조 규모에 따른 손해배상 상한액 규정 등을 담고 있다.
앞서 2014년 쌍용차 해고자들에게 47억원의 배상 판결이 내려지자 시민들이 4만 7천원씩 모아 지원하자는 노란봉투 캠페인이 시작됐고, 연예인 이효리 씨 등이 참여하면서 노동자를 상대로 한 손배소 문제가 사회적 의제로까지 번지기도 했다.
이후 노란봉투법은 19대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반대로 상임위에서 단 한 차례만 논의된 뒤 폐기됐다가 20대 국회에서 다시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같은 정경유착이 심화되는 동안 노동자의 삶과 권리는 처참히 짓밟혔다"며 "노동자의 삶을 벼랑으로 내몬 대표적인 수단이 바로 노조법에 따른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가압류'"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 당선 이틀 뒤인 2012년 12월 21일 사측으로부터 158억원 규모의 손배소에 내몰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자 최강서 씨의 죽음이 대표적 사례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에 대한 손배청구금액이 1.600억원, 가압류 금액이 175억원에 달한다"며 "리적 손실 외에도 모욕, 명예훼손, 정신적 피해보상, 업무방해 등 손해를 특정하기 어려운 부분까지 마구잡이로 수십억 손배소를 청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란봉투법'은 적폐를 청산하고, 노동자의 삶과 권리를 지키려는 시민의 요구"라며 "국회가 법 개정을 통해 기울어진 저울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