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피랍 한국인, 두 달여만에 숨져

현지 전현직 경찰 연루돼…살해 용의자는 자백않아

지난해 10월 필리핀에서 괴한들에게 납치된 50대 한국인 남성이 결국 피살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17일 "지난해 필리핀에서 납치된 우리 국민 지모 씨가 납치 당일 이미 살해됐다는 내용을 필리핀 경찰청으로부터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는 필리핀 전·현직 경찰들이 연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해 10월 18일 필리핀 앙헬레스의 자택에서 지 씨가 납치된 사실을 지 씨의 부인이 현지 경찰에 신고했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납치 5일전쯤 현직 경찰관의 부인 소유의 차량이 지 씨가 사는 아파트에 다녀간 사실이 확인됐다. 이틀 후 마닐라에서 지 씨의 카드를 이용해 두 차례 현금을 인출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후 수사를 통해 필리핀 전현직 경찰들이 범인으로 특정됐다. 이 경찰관과 지 씨는 평소 안면이 있었던 사이로 알려졌다.

이후 해당 경찰 등을 상대로 수사가 진행되던 중, 지 씨가 납치 당일 목이 졸려 질식사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범인들은 지 씨를 살해한 뒤 화장장에서 소각해 증거를 인멸하려 시도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 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경찰과 공범이 있다. 실제 살해한 경찰관은 자백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 씨가 필리핀에서 사업을 크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돈을 노린 범죄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지 씨 가족들은 범인들에게 500페소(약 1억2천만원)의 몸값을 전달하기도 했지만 지 씨는 끝내 풀려나지 못했다.

필리핀 정부는 이날 오전 우리 외교부에 전화해 공식적인 유감 표명을 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이후 피해자 가족 지원 등 지원방식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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