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9시 46분쯤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도착한 김 전 실장은 " 최순실씨 존재에 대해 누구에게 보고받으셨냐", "아직도 최순실씨 존재 모르냐"는 등의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무거운 표정으로 입을 굳게 다문 채 조사실로 향했다.
이보다 30분 가량 앞선 오전 9시 15분쯤 특검사무실에 도착한 조 장관은 "특검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진실이 특검 조사에서 밝혀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청문회에서 왜 블랙리스트 본적도 없다고 했나, 장관 취임 후 지원배제 과정에 영향 미친 적 없나, 김기춘실장의 지시 있었나"는 등의 질문에는 김 전 실장과 마찬가지로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 조사를 받게 된다.
이들은 이른바 '좌파 성향'의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정부 지원에서 배제할 의도로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블랙리스트 작성·관리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실장은 2013년 8월부터 2015년 2월까지 '대통령 그림자'로 불리는 비서실장을 지내며 리스트 작성·관리, 지원 배제 실행의 '총지휘자'라는 의혹을 받아왔다.
조 장관은 지난달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블랙리스트를 전혀 본 적 없다"며 부인하다, 집요한 질문 끝에 블랙리스트 존재를 인정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작성 경위와 관여자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특검은 위증 혐의로 국조특위에 조 장관 고발을 요청했다. 특검팀은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블랙리스트 작성·관리가 국가 기본이념인 자유민주주의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중대범죄라고 보고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과 정관주 전 차관,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