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장씨가 최씨의 것이라며 제2의 태블릿 PC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제출하면서 양측 대리인단 간 '진실게임' 양상이 벌어진 만큼 두 사람이 어떤 표정으로 조우할지 이목이 쏠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장씨와 최씨, 김 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첫 정식 재판을 진행한다.
이들은 삼성그룹 프로스포츠단을 총괄하는 제일기획 김재열 사장에게 압력을 넣어 장씨가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전자가 16억 2천800만원을 후원하게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강요)를 받는다.
또 한국관광공사 자회사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도 압력을 행사해 영재센터에 2억원을 후원하게 만든 혐의 등도 있다.
장씨 개인에게는 영재센터 법인자금 3억여원 횡령과 국가보조금 7억여원 편취 혐의도 적용됐다.
재판부는 이들 세 사람을 상대로 공소사실 인정 여부를 재차 확인한 뒤 검찰이 제출한 증거들을 조사한다. 세 사람 측에서 동의한 증거들을 중심으로 혐의 입증 취지를 설명하는 자리다.
재판부는 애초 이날 검찰 측 서류증거들을 조사한 뒤 제일기획 이모 상무를 증인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상무가 해외 출장을 이유로 출석할 수 없다고 알려와 신문 일정을 이달 25일로 연기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최씨와 장씨가 국정농단 사태 이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함께 모습을 드러낸다.
장씨는 앞서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와 "센터 설립은 최순실 이모의 아이디어였다"는 등 책임 대부분을 최씨에게 미뤘다.
또 최근엔 박영수 특검팀에 최씨가 사용했다는 '제2의' 태블릿 PC 한 대를 넘기기도 했다. 이 PC엔 최씨의 독일 코레스포츠 설립 및 삼성에서 지원금을 받은 내용 등과 관련한 이메일이 다수 담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최씨 측은 "해당 PC를 사용한 적도, 본 적도 없다"며 JTBC가 보도한 태블릿PC와 마찬가지로 전문 감정 기관에 맡겨 감정하자며 '발뺌'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서로 등을 돌린 두 사람이 이날 재판에서 검찰 증거조사와는 별도로 발언 기회를 얻어 날선 신경전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