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행보 하고 싶지만…그늘에 가린 與野후발주자들

'文 vs 潘' 관심 집중 '양극화'에 입지 찾기 부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 이후 여론의 관심이 반 전 총장의 대권행보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책행보 대결로 집중되면서 이를 바라보는 여야 후발주자들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각자 나름의 정책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문재인 대 반기문의 맞대결'에 집중된 여론을 끌어오기 쉽지 않은데다, 언론보도 역시 양자구도에 집중되다보니 반등의 기회를 찾기도 쉽지 않다.

◇野잠룡들 "文만 정책행보? 우리도 한다"지만…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야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기록한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5일 청와대와 검찰, 국가정보원 등 3대 권력기관 개혁방안을 발표한데 이어 10일 재벌 개혁방안 발표, 18일 일자리 개혁방안 발표 등 정책행보를 이어가며 '선두 굳히기' 행보를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등 민주당의 대선주자들도 정책을 발표하고 문 전 대표 못지않은 정책행보에 분주하지만 각 캠프의 기대만큼 주목받지는 못하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 7일 선거연령 만 17세 인하 등을 골자로 한 정치개혁을 주창한데 이어 10일 '한국형 뉴딜성장'으로 명명한 재벌해체와 복지정책을 발표하는 등 연이은 정책 발표 중이다.

안 지사도 지난 6일 강원 안보선언을 시작으로 10일 충청 자지혁신 선언, 13일 대구 경제혁신 선언 등 지역별 맞춤형 공약 및 정책발표 중이다. 박 시장 역시 지난달 초 청와대와 재벌, 검찰 등 3대 개혁과제에 대한 청사진을 일찌감치 제시했었다.

박 시장은 특히 지난주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러의 정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까지 제외되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본격적인 경선에 앞서 합동토론회 등을 통해 대중들에게 알릴 기회를 달라며 당에 촉구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문 전 대표는 당에 모든 것을 위임했다며 한 발 물러서 있어 모든 주자들의 동의를 전제로하는 경선 전 합동토론회가 열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이 시장과 박 시장, 안 지사 등이 연일 문 전 대표나 반 전 총장을 향해 각을 세우고 있는 것은, 선명성 경쟁 외에 이목을 집중시킬만한 '뚜렷한 카드'가 없는 답답한 상황의 방증이란 분석도 나온다.

◇與잠룡들 '정비도 안 끝났는데'…潘 귀국행보에 정책행보 묻혀

여권 대선주자들의 상황은 더욱 답답하다. 경선 캠프를 꾸리고 대선 레이스에 착수한 야권 대선주자들과 달리 캠프 구성은 고사하고 소속 당 정비조차 마무리되지 못한 범여권 주자들은 귀국 이후 반기문 전 총장에게 쏟아지는 관심을 보며 씁쓸함만 삼키고 있다.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9일 안희정 지사와 함께 국회와 청와대, 대법원 등의 이전을 골자로 "세종시를 '정치·행정 수도'로 완성하자"는 여야 공동공약을 내놓았고, 15일에는 2023년부터 모병제로 전환하고 핵무장 준비 단계까지 추진하는 '한국형 자주국방'을 공약으로 제시하며 정책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유승민 의원도 13일 '육아휴직 3년 법'을 자신의 1호공약이자 바른정당의 1호법안으로 관철시키며 정책행보를 예고했다.

하지만 이런 안간힘에도 불구하고 반기문 전 총장의 민생 및 통합행보에 가려 정책행보가 큰 주목은 받지 못하고 있어 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남 지사와 유 의원은 지난 13일 '대권주자 정책토론회'를 열고 여론을 환기시킨다는 계획이었지만 토론회에 참석하기로 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마저도 불투명하다.

장제원 대변인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빨리 (대권출마 선언을) 해야하는데 제주도에 계서서 빨리 안 되나보다"라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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