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컨트롤타워 부재상황 현실화되나…이재용 영장 여부 오늘 결판

16일 자신의 일생에서 가장 큰 기로에 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공식직함은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그런데 국내 기업의 해외 M&A 사상 최대규모인 미국 하만 인수나 삼성토탈 등 화학부분의 매각, 방산부문의 매각 등 굵직굵직한 사업구조 조정을 실은 이 부회장이 모두 챙겨왔다.


최순실(61.구속 기소)일가에 대한 대가성 특혜지원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이 피의자 신분으로 12일 오전 서울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또 지난해 내놓은 수평적 조직구조와 개방적 문화형성 등 삼성전자의 컬쳐혁신 선언 등의 작업도 모두 이 부회장의 손에서 만들어져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아버지 이건희 삼성 회장이 벌써 3년 가까이 병상에 누워 있으면서 공식직함은 비록 삼성전자 부회장이지만 이 부회장이 전자를 포함해 계열사 전체 매출 300조원의 삼성그룹을 이끄는 선장이 해도 틀리지 않다.

따라서 지난 2015년 재벌총수들의 청와대 오찬회동때도 이 부회장이 참석했고 2016년에는 총수자격으로 박근혜 대통령과의 독대자리에도 나갔다.

그런데 삼성그룹의 총수공백상태가 현실화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여부를 16일 결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날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다면 삼성 총수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첫번째 사례가 된다.

우리나라 최대기업 집단인 삼성은 지난 95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조성의혹 사건 때도 도마위에 올랐고 당시 이건희 회장이 소환조사를 받았지만 불구속 상태에서 받은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을 뿐 구속영장이 청구되지는 않았다.

또 지난 2008년 조중웅 특검의 삼성 비자금 수사때도 이건희 회장이 배임과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기소되기는 했지만 역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을 뿐이다.

당시 삼성전자 전무였던 이재용 부회장도 조준웅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았지만 역시 구속영장이 청구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날 삼성그룹 사상 처음으로 총수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삼성은 '멘붕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당초 주말쯤 청구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지만 시점이 조금 미뤄진 것도 이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15일 브리핑에서 "여러가지 사정을 검토한다"면서도 "그러나 법과 원칙에 따를것"이라고 밝혀 일단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대해 삼성은 2015년 7월 25일 대통령과의 독대자리에서 승마협회 지원부실을 강하게 질책받은 뒤 최순실 일가를 지원할 수 밖에 없었다는 피해자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이 뇌물죄나 제 3자 뇌물죄 뿐 아니라 배임과 횡령, 국회 청문회에서의 위중죄 적용 가능성 까지 흘리면서 삼성은 불안해 하고 있다.

지난해 초 갤럭시 S7의 성공을 기화로 이재용 부회장이 10월 사내이사로 취임하면서 책임경영과 함께 본격적인 삼성개혁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이 모든 계획이 흐트러진 상황에서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상황까지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순실(61.구속 기소)일가에 대한 대가성 특혜지원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이 피의자 신분으로 12일 오전 서울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삼성은 지금까지 매년 1월 첫 번째 월요일 사장단 인사를 하고 이어 임원인사와 조직개편, 신년 신임임원 간담회에 이어 글로벌 전략회의를 잇따라 열면서 한해 계획과 목표를 공유하고 이행을 독려했지만 이 역시 ‘올스톱’ 상태이다.

삼성관계자는 “국내기업 해외인수 사상 최대인 9조원 짜리 미국 전장기업 하만 인수가 집단소송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이럴 때 그룹 총수가 나서 투자계획 발표와 투자자 면담 등을 통해 분위기 조성에 나서야 하는데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와 했다.

여기다 미국 트럼트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미국의 정책변황 대해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총수의 ‘강한 그립’이 절실한데 이럴수 없다는 불안감에 삼성은 휩싸여 있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세계 최대 전자쇼인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나 다보스 포럼 등에 참석하면서 글로벌 기업 경영자들과의 네트어크 강화에도 나서왔지만 출국금지로 CES에는 참석하지 못했고 다보스 포럼 참석 역시 발목이 잡힌 상태이다.

특히 이번 특검수사에서는 미래전략실장으로 그룹의 2인자인 최지성 부회장이나 미전실 차장으로 그룹의 3인자로 볼 수 있는 장충기 사장까지 모두 걸려 있다.

자칫하면 그룹의 수뇌부 모두의 부재상황을 맞을 수도 있어 삼성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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