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정에 선 최 씨 입에서 정작 어떤 답변이 나올지, 증언거부로 일관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헌법재판소는 16일 박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에서 최 씨를 증인신문한다. 최 씨는 변호인을 통해 출석의사를 밝힌 상태다.
최 씨는 앞서 지난 10일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저와 제 딸이 형사소추됐거나 수사 중인 사건이 있어서 진술하기 어려운 형편"이라는 불출석사유서를 냈다.
헌재는 당시 증인신문을 연기하면서 16일 불출석하면 강제구인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최 씨 입장에선 더는 출석요구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이다.
최 씨는 그동안 자신의 형사재판에서 변호인을 통해서만 입장을 밝혀왔지만, 이번엔 직접 입을 열어야 한다.
최 씨는 헌재에 변호인 입회 가능성을 타진했는데, 직접 경험한 사실을 증언해야 하는 증인신문인 만큼 최 씨의 요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극히 적어 보인다.
최 씨는 검찰에서도 질문에 "그걸 왜 저한테 묻냐"며 혐의를 부인하는 수준이 아니라 철저하게 모르쇠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공개 심판정에서는 더욱 완강한 태도로 버티거나 아예 증언을 거부할 수도 있어 보인다.
증인은 본인이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으면 증언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
그러나 '비선 실세'에 의한 국정농단으로 국민주권주의와 법치주의를 훼손했다는 박 대통령의 헌법 위배 소추 사유에 대해선 답변 거부 명분이 부족하다.
민간인 최 씨에게는 적용되지 않은 청와대 문건 유출 등에 대해서도 최 씨는 증언 할 의무가 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증언을 거부하면 과태료 부과 처분이 가능하지만, 부과될 수 있는 과태료는 최대 50만 원이다.
이날 오후엔 안종범 전 수석도 증인으로 출석한다.
안 전 수석은 그동안 검찰과 특검 수사에서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강제 모금 등을 했다고 진술하며, 박 대통령의 지시를 빼곡히 적은 업무수첩을 직접 검찰에 냈다.
그러나 최근 법원에서 업무수첩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고 주장하는 등 돌연 태도를 바꿔, 이날 어떤 진술태도를 보일지 주목된다.
헌재는 오는 17일과 19일에도 증인신문을 예정하고 있다. 이번 한 주 동안만 세 차례 변론을 여는 강행군이다.
최 씨와 안 전 수석 등 핵심증인들이 잇달아 불출석사유서를 내자 심리 속도를 늦출 수 없다는 방침을 강조한 일정으로 해석된다.
17일에는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과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더블루K 고영태 전 이사·류상영 부장이, 19일에는 ‘문고리 3인방’인 이재만 안봉근 정호성 전 비서관의 신문이 예정됐다.
다만, 이재만, 안봉근 전 비서관은 잠적한 상태이고 고 씨와 류 씨의 소재도 파악되지 않아 출석요구서가 전달되지 못했다. 이승철 부회장은 불출석사유서를 낸 상태다.
이에 박 대통령 탄핵심판 과정에서 얼마나 핵심 증인들의 진술을 들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