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 인터뷰 ① "복주야, 너무 사랑했었어. 벌써 보고싶다")
- 촬영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
"쉬지 못하고 작품을 하니까… (이성경은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 종료 후 거의 바로 '역도요정 김복주' 촬영에 들어갔다) 역도 배우러 아침 7시에 나왔어야 했고 급하게 살찌워야 해서 밀가루 위주로 야식 먹고 그래서 몸이 무겁고 쉽게 지쳤다. 잠도 잘 못 자서 몸이 약해졌는데 병원 갈 시간이 없었다. 그런데 복주는 달려야 했고 역도 들어야 했고 수영장에도 빠져야 했다. 체력적으로 너무 힘든 와중에 '이걸 몇 달 동안 해야 되는데 벌써 이러면 어떡하지?'라는 맘에 불안했다. 마지막 촬영이 다가올 때쯤 되니 적응을 하더라. 감독님께 '이 말도 안 되는 스케줄에 사람 몸이 적응을 하네요'라고 했다. 복주 찍으면서 마음이 되게 행복해졌구나 하고 느꼈다."
- 김복주 역할을 하면서 잃은 것은 없을까.
"저는 제가 새침하고 화려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줄 몰랐다. 고양이상이란 말도 들었는데, 제가 진돗개 같다는 소리 들으면서 모델 일을 해 왔다. 눈 동글, 코 동글, 입 동글이어서 별명이 'ㅇ'(이응)이었다. 그래서 백인하('치즈인더트랩') 역을 할 때 더 세 보이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 기존의 이미지와) 정반대로 저를 바라봐주시게끔 복주가 만들어 줘서 캐릭터한테 너무 고맙다. ('역도요정 김복주' 촬영하면서는) 얼굴 부은 것 때문에 걱정 안해서 좋았다. 옷 입는 것도 편했고. 아! 피부! 역대 인생 최악의 피부였다. (화면에서는) 조명으로 커버가 됐는데 밀가루, 나트륨 많이 먹고 잠 못 자고 하니까… 앞머리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메이크업 하는 분들이 (얼굴 보고) '에?' 이랬다. 오늘 (인터뷰 끝나고) 가자마자 잘 거다. 자야 회복이 되니까. 복주 하면서 2시간밖에 못 잤다. 용인, 인천, 양주에서 촬영을 하느라 씻고 자려고 하면 세네 시더라. 옷 갈아입으면서 샌드위치 먹고 점심시간에 자고 그랬다."
"시청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초짜 새내기 배우들, 임팩트가 큰 사건도 아니고 소소하고 귀여운 사건이 나왔으니까. (시청률은) 운명이고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드라마가) 부끄럽지 않게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었다. 마지막 내레이션에 '가진 게 없어 두려운 게 없고, 뭐든 가질 수 있어서 더 설레이는 지금'이라는 구절이 있었는데 모두가 이런 마음이었다. 착하고 순수한 드라마였고 대본도 너무 좋았다. 재밌는 작품이니 행복하게 찍어서 모두에게 행복한 에너지를 주고 싶었다. 다행히 봐 주신 분들이 드라마를 사랑해주시는 게 느껴지더라. 참 감사했다."
- 시청자로 봤을 때 '역도요정 김복주'에 어느 정도 만족하나. 점수를 매긴다면?
"점수를 매기거나 만족했다, 안 했다 하기가 어려운 게 저는 그냥 복주로 살았다. (감독님이) 큐 하지 않아도 복주로 있었고, 컷 소리가 나도 복주로 있었다. 방송 볼 때도 제 연기를 모니터한다는 느낌으로 본 게 아니고 시청자 입장에서 봤다."
- 작품을 고르는 자신만의 기준이 있다면?
"나도 모르게 캐릭터에 대해 궁금해지고 고민하면, 선배들이 '너 그거 하겠네'라고 말해 주신다. 고민이 시작되는 순간 하게 되는 것 같다."
- 그렇다면 작품 관련해서 고민할 때 같이 의논해 주는 사람이 있나.
"태항호 오빠! 어디에 있건 나와서 아무 말 안 하고 들어준다. 잘 공감해 주어서 위로가 많이 된다. 또 여쭤보는 건 인성오빠와 효진언니. 진심으로 카운셀링 해 주신다. 아무것도 아닌 후배일 수도 있는데 조언해 주시고 용기 주신다."
"음대 준비하던 입시생이었는데 우연히 모델이 됐다. 훈련 기간이 있었는데 다 너무 재밌는 거다. 이게 직업이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행복하고 사랑하는 직업을 만난 거다. 사실 연기자가 될 생각은 아예 없었다. 연기자가 되려면 연예인이 되어야 하는데, 누군가에게 주목받을 재목이 못 된다고 생각했다. 김규태 감독님이 발견해 주셔서 시작하게 됐고, 하게 된 이상 허투루 하고 싶진 않았다. 연기하는 사람이니까 연기를 잘하고 싶었고 그게 멋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복주 연기하면서 이미지를 버리거나 망가졌다고 생각 안 한다. 그에 맞는 연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모델 일한 게 많이 도움이 됐다. 원치 않는 꾸밈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게 되어서, '예쁨'에 정형화된 틀을 안 갖게 된다. 잠시 대중들이 예쁘다고 하는 모습에 신경썼는데 복주를 하면서 다시 원래대로, 있는 그대로의 저를 사랑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 2014년에 작품을 시작했으니 이제 4년차가 되었는데 연기에 자신감이 생기나.
"감사하게도 좋은 작품과 환경들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많았고 사랑도 받아봤다. 가진 것보다 없는 게 훨씬 많아서 찾아내야 하는 게 많다.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있으니 더더욱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다. 저를 좋아하는 게 창피하지 않게, '좋아할 만한 사람이구나' 할 수 있게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 차기작 계획은 없는지.
"워낙 극적인 캐릭터를 많이 해 와서 평범한 캐릭터를 못했던 것 같다. 역도선수, 의사, 날라리 여고생까지 해 봤지만 안 해 본 게 훨씬 많아서 (다른 배역들도) 궁금하고 빨리 만나고 싶다. (차기작은) 아직 계획이 없다. 드라마가 있으면 인사드리지 않을까, 지금은 일단 너무 못 쉬어서… 당분간 쉬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