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주야, 너무 사랑했었어. 벌써 보고싶다"

[노컷 인터뷰] '역도요정 김복주' 타이틀롤 이성경 ①

배우 이성경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한 카페에서 MBC 수목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윤창원 기자)
지난 11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는 요즘 TV에서 잘 보기 어려운 상큼한 '청춘물'이었다.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땀내 나는 훈련을 마다하지 않는 주인공들에게서는 건강한 열정과 풋풋함이 묻어나왔고, 서로 얽히고 설키는 가운데 성장하고 사랑을 싹터 가는 모습에서는 설렘을 느낄 수 있었다.

전지현-이민호라는 두 한류스타의 만남이자 '별에서 온 그대'로 대박을 터뜨린 바 있는 박지은 작가의 신작인 SBS '푸른 바다의 전설'과 맞붙는 바람에 시청률 면에서는 고전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역도요정 김복주'는 특유의 맑고 사랑스러운 느낌으로 시청자들의 맘 속을 파고들었다. 메인커플 '복주녕'(김복주+정준형)을 보내기 아쉽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한 카페에서 '역도요정 김복주'의 타이틀롤을 맡은 이성경을 만났다. 이틀 동안 반나절씩을 할애하는 인터뷰 강행군을 치렀고, 마지막 타임이었는데도 이성경의 얼굴은 밝았다. 기자들의 질문에 최대한 구체적으로 답해 주려고 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자기 역할을 진심으로 아끼고 정말 실재하는 것 같은 '김복주'를 만들기 위해 애썼다는 것이 전해졌다.

다음은 이성경과의 일문일답.


- 종영 소감이 어떻나.
"너무 행복했고 힐링했던 작품이다. 모두를 순수하게 만들 수 있었던 작품이라 영광이다."

- '역도요정 김복주'에서 타이틀롤이었다. 주연으로서의 무게감을 느꼈나.
"(드라마가) 복주 이야기고, 혼자 끌어가는 내용이었다. 포커스가 다 복주에 맞춰져 있었다. 복주로 쭉 살았다. 이성경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 연기하기에 대본이 좋았다. 감정이 잘 쌓일 수 있어서, 복주의 감정에 더 공감할 수 있게 그려주셔서 참 좋더라. 복주에게 되게 친절한 대본이었다. 주인공이 되니까 자연스레 좋은 스태프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과분한 배려를 받았다. 몸둘 바를 모르겠고 저한테 과하다는 생각만 했다. '역도요정 김복주' 스태프 분들은 따뜻하고 좋은 분들이었다. 일하는 느낌이 아니었다. 그런 작품의 중심에 서 있을 수 있다는 게 좋았다."

- '역도선수'라는 역할을 준비하느라 고생했을 것 같다.
"살은 막바지에만 좀 빠졌지 계속 찌우려고 노력했다. 역도가 진짜 살이 잘 빠진다. 그래서 끝나고 피자 치킨 먹고 하면서 유지해줘야 했다. 운동을 좋아하고 꾸준히 하는 편이었던 게 도움이 됐다. 자세나 코어근육 같은 면에서. 역도가 전신운동이다. 복싱보다 강도가 높은데 몸매가 너무 좋아지더라. 탄탄해지고. 앞으로 살뺄 때 역도해야겠다 싶을 정도로 짱이었다. 역도만큼 한 번에 효과 오는 게 없다."

이성경은 MBC 수목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에서 21살 역도선수 '김복주' 역할을 맡았다. (사진=역도요정 김복주 캡처)
- 그밖에 외적으로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감독님이 '복주는 밝게 입었으면 좋겠다, 검정색 이런 거 안 입었음 좋겠다'고 하셨다. 말라보이거나 여성스러워 보이는 걸 피했다. 화려한 패턴은 너무 꾸민 것 같아서 뺐고. 복주의 성향, 성격, 배경이 옷에서도 반영돼야 했다. 밝고 알록달록하게 입었다. 귀엽게 깔맞춤으로도 많이 입고 너무 예쁘다 싶으면 후드 뒤집어 썼다. 준형이(남주혁 분)와 붙을 때(러브라인)에는 사랑스럽게 했고, 키스씬 때는 예쁜 그림이 나오는 게 중요해서 예쁜 색감으로 했다. 외적으로도 여성적인 모습이 없어야 돼서 바가지 앞머리도 했다. 현실적으로 '복주'라는 친구를 잘 연기하고 싶었다. 실제로 존재하는 친구가 되고 싶었다. 대사를 살리고 애드립을 웃기게 하고, 살을 찌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살아숨쉬는' 캐릭터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봤다. 연기 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니까 연기에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을 했다."

- 살리고 싶은 대사나 장면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작은 대사들이다. '준형이 보면 안구정화되잖아'라고 친구가 그러면 '안구정화는 개뿔… 안압이 올라 죽겠구만' 이런 것. 일부러 웃기게 표현하자, 이런 게 아니라 원래 그렇게 행동하는 복주로, 가장 현실적으로 그리고 싶었다. 그래서 감독, 작가님과 얘기를 많이 했었다."

- 아직도 역에 굉장히 빠져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몰입을 잘했구나 하는 생각은 든다. '괜찮아 사랑이야'(2014) 이후 처음인 것 같다. 물론 지금은 복주를 좀 더 성숙하게 보내야 되는 걸 안다. '복주야, 너무 사랑했었어. 아쉽다. 보고싶다'는 마음을 갖고 보내는 중이다. 이제는 보지 못하니까 더 그립고 애틋하다. '괜찮아 사랑이야' 할 때는 이 컷(마지막 컷)이 끝나면 다시는 못 보는 것처럼 너무 무서운 기분이 들었다. 지금은 아름다운 사진첩으로 남겨놓는 것처럼 그런 방법을 알게 됐다. 그래도 벌써 보고싶고 그립다."

배우 이성경 (사진=윤창원 기자)
- 이성경이 아니라 '복주'로 불리는 것에 대한 생각은 어떻나.
"제 꿈이었다. 이성경이 아니라 캐릭터 이름으로 불렸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는데 1회부터 복주로 바라봐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그래서 저도 복주와 더 깊이 만날 수 있었던 것 같다. 저와 같이 복주 바라봐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연기하는 중에) 이성경이 안 튀어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 함께 연인으로 나온 남주혁과의 호흡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드라마 촬영 전부터) 커플 화보 같은 것으로 워낙 많이 붙었고 거리낌이 없었다. '내가 이렇게 했을 때 혹시 오해하는 것 아닐까?' 하는 선이 없어서 오히려 더 막 했다. 팔짱끼고 안고 뽀뽀하는 것 모두 화보할 때 해 본 것들이다. 캐릭터에 몰입해 있을 때 멜로가 뒤늦게 붙어서 더할나위 없이 편하게 연기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됐다. 준형이를 주혁이가 맡아서 잘 연기해 줘 고맙다. 연기하면서 이 친구가 순수한 감정을 갖고 있는 것에 놀라기도 했다. 수고했다,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 이성경이라면 극중 인물 정준형(남주혁 분)과 정재이(이재윤 분) 중 있다면 누구를 택할 것인지.
"준형이죠. 재밌잖아요. 재밌고 순수하고 솔직하고 가식없고. 부정할 수도 있는데 자기 감정을 자각한다는 것은 자기 마음을 잘 들여다 본다는 뜻인 것 같고, 그만큼 남의 감정에도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 같다. 재이도 좋은 사람이지만 준형이가 더 성숙하고 건강한 마음을 가졌을 것 같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잘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현실에 (준형이 같은 사람이 있으면) 참 좋겠다."

(노컷 인터뷰 ② 이성경이 말하는 #잃은것 #시청률소감 #연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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