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조혜진 앵커
■ 출연 : 송주열 기자
◇ 조혜진 앵커>
새해 들어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 민심이 거셉니다. 여기에 힘을 보탠 기독교계에서도 얼마 전 조기 대선을 대비해 정의평화기독교대선행동을 만들기도 했는데요.
반면 일부 극우성향의 기독교인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열고 있습니다. 송주열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송기자, 먼저 정의평화기독교대선행동 출범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 송주열 기자>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정농단 책임을 묻는 촛불민심은 새해 들어서도 뜨겁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독교계가 나서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이룰 수 있는 새로운 정권 창출에 적극 나서기로 했습니다.
국정농단 사태 종식과 새로운 국가체제를 갈망하는 촛불을 기독교계가 한데 모아내기로 한건데요. 가칭 정의평화기독교대선행동 준비위원회가 지난 10일 발기인대회를 열었습니다.
대선행동 준비위 측은 한국교회에 오늘의 부패한 정치를 개혁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불의한 권력에 맞섰던 한국교회의 올곧은 정신이 희미해지고 적지 않은 지도층의 기독교인들이 우리사회의 불의한 제도를 공고히 하고 이를 묵인했다는 반성의 목소리인 겁니다.
[인터뷰] 최헌국 목사 / 대선행동 준비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
“하나, 민주회복, 경제정의, 평화통일, 생태복지를 실현할 민주적 정권교체 운동을 하고자 한다. 하나, 한국교회를 중심으로 성서적 민주시민교육을 전개해 나가고자 한다.”
준비위는 늦어도 5월이면 선거가 치러질 수 있다고 보고 조기 대선 준비에 속도를 내기로 했습니다. 다음 달 7일 창립을 시작으로 기독교 가치와 부합하는 10대 의제를 선정해 정책제안 활동을 벌여나갈 계획입니다.
10대 의제에는 외교, 국방, 탈핵 대안에너지, 노동, 재벌, 인권, 정치 등 한국사회 전반의 과제를 기독교적 가치에 근거해 제시한다는 방침입니다. 또, 지난 2012년 대선에서 국정원 등의 개입 의혹이 불거진 만큼 선거 감시 운동도 철저히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 조혜진 앵커>
그래요. 기독교계가 불의한 권력을 향해 예언자적인 목소리를 내고, 정의와 평화, 생명의 기독교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감시운동을 철저히 해 나가겠다고 대외적으로 선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커보이는데요.
그런데 이와 반대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교계 목소리도 적지 않아보이는데요.
어떤 단체들이죠?
◈ 송주열 기자>
지난 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집회가 열렸는데요. 친박 단체와 일부 극우성향의 목회자, 기독교인들이 참석한 것으로 보입니다. 무대에서는 찬송가를 부르고, 목회자들이 잇따라 나와 탄핵 무효를 촉구했습니다.
나라를 지켜달라는 기도는 박근혜 대통령 구하기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녹취] 민승국 목사 “탄핵이 무효되게 하여주시옵소서.
"하나님은 도와주시옵소서. 자유민주주의를 종북좌파가 망치는 이런 때에 하나님 우리나라를 지켜주시옵소서"
박 대통령을 위한 축복 기도도 이어졌습니다.
[녹취] 조성훈 목사 / (사)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대표회장
"외롭게 청와대에서 눈물 흘리는 우리 대통령 박근혜 머리 위에 이제부터 영원토록 함께 있을 지어다"
이번 집회 뿐만 아니라 지난 해 12월 31일 서울 중구 대한문에서 열린 보수단체 맞불집회에도 일부 군소 교단 총회장들과 교인들이 참석했습니다.
(현장음) "교계의 지도자님들과 목사님들이 단체로 나서시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시대를 앞서가시는 이 목사님들께 큰 함성과 박수를 보내주십시오.”
◇ 조혜진 앵커>
화면을 보니까 우리에게 잘 알려진 목사님들은 아닌 것 같아요. 이 분들은 어떻게 참여하게 된 걸까요?
◈ 송주열 기자>
헌법 제21조 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 출판의 자유와 집회, 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 때문에 이 분들의 집회의 자유, 표현의 자유 역시 존중받아야죠.
문제는 이 분들이 정치적으로 이용 당 할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표적으로 박사모 정광용 대표가 지난 7일 탄핵반대 집회에목회자 1천 명, 연합성가대 2천명이 온다고 홍보해서 마치 교계가 탄핵 반대 여론의 중심에 있는 것처럼 홍보한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또, 이날 준비한 3천 장의 가운이 남아돌아서 아무에게나 이름과 서명을 받고 가운을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그분 들이 기독교인인지 일반인지 목회자인지 확인할 수가 없었다는거죠.
◇ 조혜진 앵커>
목회자가 아니어도 목사가운을 입을 수 있었다는 거네요. 문제가 좀 있었네요.
◈ 송주열 기자>
이번 주말 집회도 눈여겨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집회에도 1천여 명 목회자, 성가대원 2천 명이 동원 되고, 50미터 길이의 대형 십자가가 등장한다고 하는데요.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민심에 이반하는 이 집회를 바라보면서 우리 사회가 기독교인들을 어떻게 생각할지 되새겨봐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 조혜진 앵커>
극우 보수 단체들에 기독교계가 이용당할 수 있다는 지적, 한 번 쯤 되새겨야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누구나 표현의 자유를 가지지만, 기독교인으로서 지혜로운 처신이 필요해보입니다.
송기자 수고했습니다.
영상편집 이승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