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전 총장은 이날 첫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묘역에 참배했다.
뿐만 아니라 1시간20분에 걸쳐 아웅산 테러 희생자 묘역과 애국지사, 학도의용군 무명용사 묘역까지 모두 둘러봤다. 귀국하면서 강조한 '대통합'의 의미를 담은 행보로 해석됐다. 부인 유순택 여사와 박진 전 의원 등도 함께 했다.
반 전 총장은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사회 각계 지도자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가 이런 번영과 자유, 민주주의를 향유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미력이나마 대한민국의 발전에 노력하겠다는 뜻을 더욱 굳게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대권 도전을 위한 '준비 행보'임을 시사한 것이다. 반 전 총장은 같은 날 주소지 갱신과 통장 개설 등 '복귀 절차'를 밟으면서도 시민들과 만나 대권 도전 의지를 재차 내비쳤다.
반 전 총장은 '공부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 "처음부터 나는 대통령이 되겠다, 장군이 되겠다, 장관이 되겠다는 꿈을 갖는 것도 좋지만 그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점심식사도 역시 사당동의 한 김치찌개 집에서 청년들과 함께 앉아 이들의 고민을 청취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반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의 구체적인 실정, 이런 문제는 아직 파악이 좀 안 돼 있다"면서도 시종일관 '국제적 시각'을 갖췄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유엔사무총장이 할 수 있는 일이 뭐겠느냐"며 "국민들에게 글로벌 비전(시각)을 갖게 하고,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그 중에서도 젊은 사람들의 길잡이가 되겠다"고 했다.
다만 '워킹맘'의 고충·청년 창업의 한계·양질의 일자리 부족 등 참석자들이 토로한 다양한 고민에 대해서는 뚜렷한 정책보다는 방향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는 평가도 나왔다.
반 전 총장은 일과 육아의 병행문제와 관련해서는 "보육 지원을 위해서는 국민조세 부담, 정부 예산 부담 등의 형평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청년 창업 문제를 두고도 "재정지원 등은 아마 정책을 어떻게 세우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보였다.
반 전 총장은 이후 국내 지원 조직인 '마포캠프'를 찾아 실무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그는 귀국 후 맞는 첫 주말에도 쉬지 않고 자신의 고향인 충북 음성을 찾아 대선출마를 위한 지지기반 다지기에 주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