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트 美대사, 눈시울 붉히며 '석별의 정'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한미 동맹 위해 계속 노력할 것"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사진=자료사진)
오는 20일 본국으로 떠나는 마크 리퍼트 미 주한대사는 13일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떠나는 소회를 밝혔다.

한국에서의 개인적인 추억을 떠올릴 때는 눈시울이 붉어지며 울먹이기도 했다.

◇ "한·미, 전반적인 면에서 협력해와…그 어느때보다 튼튼한 동맹" 강조

리퍼트 대사는 이날 한국 기자들을 상대로 이임 기자회견을 갖고 "한·미 양국이 그간 협력한 끝에 이제는 '한·미 동맹은 그 어느때보다 튼튼하다'는 간단하지만 강력한 말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 간의 북한 관련 정책은 완전히 일치했다"면서 "오바마 정부 임기 내내 양국은 협상을 향한 문을 항상 열어두었을 뿐 아니라 평양에서 증가하는 핵·미사일 위협과 이에 대한 협상을 북한이 거부하는 것도 함께 대응해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미는) 강력한 제재안을 가했고 한미 재래식 및 미사일 협력을 강화했고 전시작전통제권과 미국의 군사력 조정도 있었다. 한·미·일 3국의 협력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미 FTA에 있어서도 "완전한 이행을 위해 노력해왔고, 이를 넘어 다음의 도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면서 "미국이 계속해서 한국의 최대 투자자가 되고 도 한국도 계속 투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는 부분에서는 주먹을 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는 인적교류나 환경 문제, 세계 보건 문제 등 여러가지 분야에서 한·미가 협력해 왔다면서 "한·미 동맹은 역사상 그 어느때보다도 최고의 상태다. 역동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의견이 불일치된 부분을 관리하는 매커니즘이 강력하다. 또 다양한 분야에 있어 양국의 심화된 협력을 위한 기회가 많다"고 강조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 체제 하에서 한미 도전과제에 대한 질문에 대해 리퍼트 대사는 "양국 관계에서는 항상 도전 과제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양국 관계가 훌륭하다고 볼 수 있다. 도전과제가 있으면 해결책도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물론 앞으로도 큰 과제가 있지만 한·미 동맹은 이를 다룰 능력이 있다. 양국 간 기초가 튼튼하고 의견 불일치를 관리하고 해결책을 찾을 제도적 매커니즘이 강력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과 심화의 기회가 충분히 있다. 앞으로의 도전과제를 해결하고 진전할 수 있다고 저는 자신한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에서 한 첫번째 연설에서 양국의 운명이 얽혀있다고 말했는데 이제 경험한 바로는 이것이 정말 사실이란 것을 안다. '같이 갑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 "北 제재 포인트는 대화 테이블로 돌아오게 하려는 것"

리퍼트 대사는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에 대해 20년 정도 다뤘지만 이에 대해 어떠한 이름을 붙여 이야기(규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오바마 행정부의 특징은 최고의 솔루션을 찾기 위해 원칙과 실용에 입각한 외교를 추구했다는 것이다. 이에는 협상과 제재, 억지를 포함한 삼지창 전략이 있고 우리가 열심히 분석한 뒤 최선의 해결책에 다다르기 위해 노력해 왔음을 알아주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이 대화에 응하지 않은 것에) 상당히 실망했다"면서 "기억할 것은 남북대화에서 북한이 협상장을 박차고 나가고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했던 것 때문에 우리가 제재 국면으로 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퍼트 대사는 "제재의 포인트는 북한이 테이블로 돌아오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지금 북한이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생각하면 안된다. 오바마 행정부는 그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었고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대북정책에 대한 예측을)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하지만 초반에 미국 차기 행정부와 한국 정부간 이뤄진 여러가지 만남이 굉장히 생산적이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 개인적 추억·소회 이야기하며 여러차례 눈시울 붉혀

리퍼트 대사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한국 속담을 인용하면서 한국인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우리 가족에게는 시원섭섭한 일일 수 있지만 저희를 따뜻하게 환대해 준 점에 정말 감사하다"면서 "여러분이 저희에게 깊은 감동을 주셨다. 여러분의 미래 또한 밝다는 것을 안다. 우리는 이를 앞으로도 목도하고 많이 돌아볼 것"이라며 울먹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아들 '세준', 딸 '세희'와 아내 로빈 여사도 함께 했다. 리퍼트 대사가 말하는 중간중간 울먹이자 딸 세희를 안은 로빈 여사가 어깨에 손을 얹으며 위로하기도 했다.

리퍼트 대사는 "저희가 한국의 아름답고 역사적으로 유구한 곳곳을 다니며 받았던 따스함을 기억하겠다"면서 "한국어를 배웠던 것, 유네스코 문화유적지 방문, 한강을 수영해서 건넜던 추억, 야구장에 갔던 것, 치맥 페스티벌 참가, 2015년 3월 공격(리퍼트 대사 피습사건) 이후 여러분이 보여준 뜨거운 성원에서 (따스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아무래도 기억에 남는 것은 두 자녀를 낳은 것이다. 세준이의 100일이나 돌에 잔치를 했고 많은 분들이 와서 도와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수트를 입고 오래 수영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영해 한강을 건넜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과연 건널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여러분의 응원으로 건널 수 있었다. 이것만 봐도 한미 간에는 어떠한 것도 해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에서 운동을 하러 헬스클럽을 갔더니 모든 이들이 똑같은 운동복을 입고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 재미있었다. 또 야구장에서 한국인들이 그렇게 많은 치킨을 먹는지 전에는 몰랐다"며 웃음을 짓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고국으로 돌아가 차분히 생각해 보겠다. 한·미 동맹과 한·미 관계를 위해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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