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집단소송으로 삼성 美 하만인수 제동 걸리나?

삼성총수는 출국금지로 주주 설득도 못해

니데쉬 팔라월 하만 CEO(가운데)와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장(왼쪽), 박종환 전장사업팀장이 지난해 11월 21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인수가액 9조원으로 국내기업의 해외M&A 사상 최대규모였던 삼성전자의 미국 전장업체 하만 인수에 대해 일부 대주주들이 집단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양사의 인수합병에 제동이 걸릴수 있게 됐다.

미국 델라웨어주 형평법원은 13일 세계 최대 자동차 전장업체인 하만의 소액주주들이 지난 3일 하만 CEO인 니네쉬 팔리월 등 이사진을 상대로 삼성전자와의 합병추진 과정에서 신의성실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집단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이들은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하만 이사진이 회사의 가치를 저평가하고 불리한 협상 조건을 감수해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했다면서 양사의 협상과정이 근본적인 결함을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하만 경영진이 삼성과 협상을 진행하면서 다른 파트너를 찾지 않는다는 추가제안금지 조항을 둔 것을 문제로 삼고 인수가격도 낮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에 앞서 미국계 헤지펀드도 지난해 12월 앞으로 하만의 주주총회가 열리면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힌 일이 있다.

하만의 주가가 앞을 145달러를 넘기고 200달러까지 넘길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제시한 인수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는게 이유였다.

삼성과 하만은 지난해 11월 14일 주당 거래액 112달러로 계산해 당시 80억 달러, 우리돈 9조 6천억원에 지분전량을 인수하기로 계약했다.


물론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동의를 받는 것을 조건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거래에 대해 당시 업계에서는 하만의 30일 평균종가보다 37% 정도 웃돈을 준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었다.

이번에 집단소송을 제기한 소액주주들이나 헤지펀드의 주장처럼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팔기로 한 것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하만의 대주주와 경영진 역시 삼성의 하만 인수는 양사에 윈-윈이 되는 거래라는 입장이었지만 일부 소액주주들과 헤지펀드의 반대선언으로 미국내 여론이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삼성은 따라서 이 거래를 실질적으로 결정한 이재용 부회장이 미국을 방문해 하만 전장부문에 대한 삼성의 향후 투자계획 등을 설명하면서 주주설득에 들어가야 하지만 특검수사로 출국금지에 걸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특히 12일 박영수 특검에 소환돼 22시간 넘게 밤샘 조사받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고 발부로 이어지는 경우 미국 현지 여론이 더 악화될 가능성도 있는 점이 삼성에는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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