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사상 최저 수준인 1.25%로 인하한 이후 7개월째 동결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은데다 트럼프 미국 신행정부 출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가계부채 문제 등 경기를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이 잠복한 상황에서 금리인하는 부담이 크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이날 동결결정은 시장의 예상 대로다. 금통위를 앞두고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전문가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00명이 모두 동결을 예상했다.
올해 2~3 차례 예상되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시장의 동요, 중국의 자본유출과 위안화 절하 추세,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 등 우리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이벤트들이 줄줄이 예정된 점을 감안하면 한은이 올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금리인하의 여력도 별로 없다. 현재 0.50~0.75%인 미국의 기준금리가 연준(연방준비제도) 전망대로 0.25%씩 올해 2~3차례 더 오르게 되면 우리나라보다 금리가 더 높아진다. 과거에도 금리가 역전된 사례는 없지 않지만 자본유출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지금은 경기대응을 위해 재정의 역할을 강화할 때라는 인식에 정치권은 물론 정부도 상당 부분 공감하고 있는 만큼 추경 편성 등의 재정정책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기가 급격히 냉각될 경우 재정정책과 함께 기준금리 인하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추가 금리인하가 가능해 지려면 지난해 12월 급증세가 한풀 꺾인 가계부채가 지속적으로 안정을 보여야 하고,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가 없다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