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 개봉하는 '더 킹'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고 폼나게 살고 싶었던 검사 박태수(조인성 분)가 선배검사 양동철(배성우 분)의 도움으로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정우성 분) 라인을 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자신의 뒤를 봐 주는 고향 친구이자 조폭인 최두일(류준열 분)과의 '우정'도 이야기의 큰 줄기다.
권력의 핵심을 기획하고 창출해내는 '정치검사'들의 이야기인 데다, 실제 역대 대통령이 줄줄이 등장하는 만큼, 권력자들의 국정농단으로 아수라장이 된 '지금의 현실'을 떼어놓고 보기 어려운 영화다. 이날 시사회에서도 현실과 연결지을 수 있는 발언들이 속속 나왔다.
"영화가 개봉되기 전 예고편들을 보고 실존인물 거론하면서 그런 사람들을 롤모델로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들이 오고 있다. 하지만 그렇진 않다. 근대사를 겪으면서 권력이 누구 편에 섰을 때 어떤 힘을 발휘하고 그게 정당한지, 부당한지에 대한 그런 경험들이 우리에겐 다 있지 않나. 검사는 검사 선서를 하고 검사라는 직위에 올라선다. 처음에 양심과 명예를 다 걸고 했던 사람이 부조리한 시스템 안에서 타협하면서 어떻게 추악한 모습의 권력자가 되는지 (한강식을 통해) 표상으로 삼고 싶었다. 우리가 누구나 느끼고 있는, 잘못된 선택하고 있는 어떤 인물로 만들고 싶었고 그게 한강식이다. 누구나 그렇게 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경각심이 되는 그런 한강식을 만들고 싶었다" _ 정우성
"저도 특별히 참고하거나 모델로 삼은 인물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물론 대본이 재미있으니 작품에 참여한 것이지만, 놀랄 정도로 재미도 있었고 감동받았다. 단순히 개인의 어떤 드라마가 아니라 통찰력 있게 현대사를 바라보는 메시지가 좋았다" _ 배성우
"저는 이게(결말이) 권선징악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진 않았다. (…) 제가 가장 하고 싶은 얘기는 희망과 주인의식이었다. 언론의 작은 힘이 작년의 어떤 게이트들에 불을 붙였고 많은 시민들을 분노하게 했고, 그들의 힘이 모여서 어떤 큰 결과를 만들어넀지 않나. 그런 감정을 우리 관객들이 느끼고, '아,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구나' 하고 생각하길 원했다"_ 한재림 감독
"영화 안에 나오는 탄핵 장면이나 현실의 탄핵이나 국민 모두에게 크나큰 진통이고 아픔이다. 하지만 아프다고 외면하고 마음을 떼면 안 되고 진정으로 감내하면서 똑바로 직시했을 때, 우리가 공감하는 사회구조의 부조리와 부도덕함을 이겨내고 바로잡을 수 있다는 질문을 던지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_ 정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