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정식 방불케 한 潘의 귀환…공항전철 북새통

지지자 수백 명 몰려 '반기문' 연호, 행사요원 진행 미숙으로 눈총

지난달 31일 10년간의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마친 반기문 전 총장이 12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고맙습니다."

12일 오후 5시38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문을 빠져나온 반기문 전 사무총장이 손을 흔들며 첫 인사를 건넸다. 부인 유순택 여사와 함께였다. 수백 개의 카메라 플래시가 연달아 터지고, 기다리고 있던 500여 명의 지지자들은 연신 반 전 총장의 이름을 외쳤다.

이날 귀국 행사는 반 전 총장에게 쏠린 관심을 실감케 했다. 입국장 문에서 미리 준비된 연단까지는 10m 거리였지만, 반 전 총장의 손을 잡으려는 인사들이 몰리면서 이동이 어려울 정도였다. 일부 지지자들은 직접 꽃다발을 전달하려다가 제지당하자 고함을 지르며 항의를 하기도 했다.

수백 명의 취재진에 둘러싸인 반 전 총장은 준비한 원고를 15분 동안 읽어내려갔다. 빨간 펜으로 고치고 다듬은 흔적이 가득한 원고였다. 반 전 총장이 손을 들어 힘줘 말할 때마다 지지자들의 입에서는 그의 이름이 터져나왔다.

특히 반 전 총장이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몸을 불사를 용의가 있느냐고 하면 저는 얼마든지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하자 지지자들은 "옳소"라며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연단 뒤에는 '국민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태극기 바탕의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사실상 대선 출정식이나 다름없었다.

일부 시민들은 '위안부 합의 축하발언 사과하라', '나의 미래 대통령이 아니다'라는 푯말을 들고 반 전 총장에게 반대 의사를 표하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의 출마에 반대하는 한 시민은 지지자들과 험담을 주고 받다가 공항 구석으로 내몰리기도 했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귀국 신고식'을 마친 반 전 총장은 '시민 소통'을 위해 공항철도를 타고 서울역으로 향했다. 각지에서 올라온 수많은 지지단체가 그를 둘러쌌다.

반 전 총장의 귀국 후 이동 수단을 두고 혼선을 빚었던 반 전 총장 캠프 측은 귀국 행사 과정에서도 미숙함을 보여 빈축을 사기도 했다.

특히 반 전 총장의 입국 게이트 조차 파악하지 못하면서 행사 동선을 다시 짜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에 경호 등의 이유로 인천공항 측 관계자가 난감함을 보이자 "당신이 책임질 거냐"며 몰아세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서울역에서 시민들과 만난 뒤 오후 9시 쯤 서울 사당동 자택에 도착할 예정이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