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평화의 소녀상 관리방안 마련에 '첩첩산중'

행정기관 시종일관 '소극적' 자세…시민단체 조례 제정 등 행동 나선다

부산 평화의 소녀상.(사진=부산CBS 송호재 기자)
부산 평화의 소녀상 관리 방안을 놓고 시민사회단체와 지자체 등이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가운데, 부산시의회가 조례 제정을 추진하는 등 지역 정치권도 문제 해결에 나섰다.

'미래세대가 세우는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는 일본의 공식 사과 등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야 한다며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외교부는 부산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일본의 항의가 거세지자 지난 10일 "적절한 장소에 대해 지혜를 모으길 기대한다"며 부산 동구청에 사실상 소녀상 이전을 요구했다.

동구청은 "이제 와서 외교부가 소녀상 이전을 요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이를 거부했다.


하지만, 동구청은 정작 시민사회단체가 요구하는 '공공조형물 등록' 등 행정적 지원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부산시 역시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고 이번 사안에서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는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 '시유지에 설치됐긴 하지만 여전히 소유권은 시민사회단체에 있고 향후 관리 역시 관할 구청에 이임할 예정"이라는 입장만 반복할 뿐 시민사회단체나 동구청 등과 관련 사안을 논의하지는 않고 있다.

지자체 등 관계기관이 사실상 아무런 손을 쓰지 않자, 시민사회단체는 직접 행동에 나섰다.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는 최근 공공 조형물 등록을 신청하겠다는 방침을 보류하고 시 조례 제정 등 다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부산겨레하나 윤용조 정책국장은 "관련 조례에 따르면 평화의 소녀상을 공공조형물로 등록하려면 소유권을 부산시에 넘겨야 하는데, 이는 소녀상의 의미를 퇴색시킬 뿐만 아니라 부산시가 소녀상을 임의로 이동시킬 가능성도 있다"며 "대신 서울시 등 다른 지자체의 사례를 참고해 부산도 소녀상을 관리·지원할 수 있는 조례안을 만드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는 조만간 소녀상을 관찰할 수 있는 CCTV도 설치할 예정이다.

설치에 필요한 비용은 소녀상과 마찬가지로 전액 시민 모금 등으로 마련될 예정이며, 일본 영사관까지 함께 화면에 담을 수 있도록 인근 대형 빌딩 등에도 설치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추진위는 밝혔다.

평화의 소녀상 관리를 두고 이견을 좁힐 실마리가 보이지 않자 부산시의원 등 지역 정치권도 소매를 걷어붙였다.

12일 부산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정명희 의원이 "평화의 소녀상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 자리에서 "소녀상은 철거와 재설치, 일본 정부의 철거 압박 등을 거치며 상징성을 갖게 됐다"며 "부산의 자존심과 우리나라의 자존심을 위해서 평화의 소녀상을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각계의 엇갈린 의견과 반응 속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시민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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