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이재용, 뇌물공여 외에 배임·횡령·위증도 수사"

블랙리스트 '몸통' 김기춘·조윤선 이르면 다음주 소환

최순실(61.구속 기소)일가에 대한 대가성 특혜지원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이 피의자 신분으로 12일 오전 서울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뇌물공여 외에 횡령·배임 혐의 적용도 검토할 방침이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12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그 부분(배임·횡령)도 수사팀의 고려사항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은 지난 2015년 박 대통령이 국민연금을 시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찬성하도록 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도와주고, 이 부회장은 그 대가로 박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인 최씨 일가에 거액의 지원금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특검팀은 최순실씨 일가에게 건넨 거액의 지원금이 삼성그룹의 비자금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배임과 횡령 혐의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한 증언들의 위증 혐의도 수사대상에 넣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15일 국회 국정조사에서 "우리는 대가를 바라고 출연이나 지원을 한 적은 없다"면서 최씨의 존재에 대해 "정확한 시점은 모르겠지만, 오래되지 않았다. 합병은 경영 승계와 무관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은 또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과 관련해 검찰에서는 "최지성 부회장 등이 처리한 일이라 나는 알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변인은 "국회에서 이 부회장의 위증에 대해 고발 요청을 해놓은 상태"라며 "고발은 수사요건이 아닌 기소요건이기 때문에 그 부분도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구속 영장 청구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며 "원론적으로 가능성이 있지만, 수사 진행된 이후 그때 가서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특검은 또 검찰에서 기소한 공소장에 대해 변경 가능성도 시사했다.

앞서 검찰에선 기업들의 재단 출연금과 관련해 직권남용, 업무방해 외 뇌물 혐의를 찾을 수 없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대변인은 검찰이 기소한 공소장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그 부분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대답했다.

K스포츠 재단과 미르재단에 대한 법리적 판단을 검토한 뒤 삼성의 재단 출연금 부분에 대해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앞서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팀의 조사를 받고 있다.

한편, 정부 정책에 반대하거나 정권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분류해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의 정점에 있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체부 장관이 이르면 다음 주 특검의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박근혜 정부에 밉보인 문화계 인사 1만여 명의 명단이 적힌 문건으로 알려졌다.

김 전 실장의 지시로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만들어 문체부가 관리한 것으로 파악됐는데 여기 적힌 인사들은 각종 문화계 지원정책에서 배제되는 등 탄압을 받았다고 한다.

블랙리스트 작성 및 관리에 관여한 혐의로 김종덕(60)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 전직 청와대·문체부 핵심 인사 3명이 구속됐다. 다만 김상률(57)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구속영장 청구는 기각됐다.

특검은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에 대한 조사를 마친 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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