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는 11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4라운드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 스코어 3-0(26-24 25-17 25-22)으로 완파했다.
현대캐피탈만 만나면 유독 힘을 못 썼던 우리카드다. 올 시즌에는 3번 만나 전부 패했다. 마지막 승리도 무려 1년 2개월 전인 2015~2016시즌 2015년 11월 10일 2라운드가 마지막이었다. 그 이후에는 모두 패해 7연패 늪에 빠졌었다. 하지만 드디어 연패를 마감하고 3연승으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단순히 연패만 끊어낸 것이 아니다. 승점 37점 고지를 밟아 삼성화재(승점 35)를 제치고 단독 4위로 뛰어올랐다. 선두 현대캐피탈과는 불과 4점차다. 2017년의 기세를 계속 이어간다면 충분히 선두권 경쟁에 뛰어들 위치까지 올라선 우리카드다.
우리카드 승리의 일등공신은 단연 파다르였다. 시즌 3호 트리플크라운(후위 공격·서브에이스·블로킹 각 3개 이상)을 달성한 파다르는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7득점을 퍼부어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토종 에이스' 최홍석의 대신해 1세트 코트를 밟은 나경복도 블로킹 4개 포함 8득점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쳐 승리에 힘을 보탰다.
현대캐피탈은 에이스 문성민이 18득점으로 분전했지만 홀로 팀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파다르의 어깨는 1세트부터 불을 뿜었다. 경기 초반 절정의 컨디션으로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우리카드의 리드를 주도했다. 그가 1세트에서 쓸어담은 점수만 무려 16득점에 달했다. 16득점은 삼성화재의 타이스가 기록한 올 시즌 한세트 최다 득점(15득점) 기록을 갈아치우는 신기록이다. 블로킹과 서브 에이스도 각각 2개씩 올렸다. 공격 성공률은 80%에 달했다. 국내 선수들의 부진을 파다르가 전부 채워줬다.
2세트 역시 파다르의 독무대였다. 파다르는 3-1로 앞선 상황에서 현대캐피탈 외국인 선수 톤의 백어택을 블로킹으로 잡아내고 6-2에서 서브 에이스를 올리며 일찌감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전위와 후위를 가리지 않는 파다르의 스파이크는 현대캐피탈을 완전히 흔들어놨다.
현대캐피탈은 문성민과 박주형을 중심으로 상황을 반전시키려 노력했지만 우리카드(3개)보다 두 배 많은 6개의 범실과 블로킹을 한 개도 잡아내지 못하는 아쉬움 속에 2세트를 무기력하게 내줬다.
3세트에 접어들어서도 파다르의 어깨는 전혀 식지 않았다. 2세트까지 27득점을 퍼부었지만 아직은 부족한 눈치였다. 초반 기세는 현대캐피탈이 잡고 8-3까지 앞서갔지만 우리은행도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추격했다. 그리고 파다르가 역전까지 일궈냈다.
파다르는 10-11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문성민의 공격을 블로킹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리고 톤의 리시브가 흔들린 틈을 노려 역전까지 만들어냈다.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우리카드는 김광국의 블로킹까지 터지며 16-13까지 점수를 벌렸다.
위기도 있었다. 파다르의 백어택이 신영석의 손에 걸려 19-19로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도 파다르가 다시 풀어냈다. 파다르는 3연속 공격 득점으로 팀에 다시 리드를 선사했고 나경복의 블로킹까지 터지며 23-19까지 점수를 벌렸다. 우리카드는 마지막까지 점수를 잘 지켜내며 승리를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