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월드컵? "베이징大 정원과 바보는 상관없잖아?"

월드컵 참가국 확대에 中 언론 초미의 관심…네티즌·전문가들은 냉소적

지난 9월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를 관람온 중국 서포터즈들이 오성기를 흔들며 응원하고 있는 모습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FIFA가 월드컵 본선 출전국을 32개국에서 2026년 대회부터 48개국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한 소식이 전해지자 츄미(축구팬·球迷)의 나라, 중국이 들끓고 있다.

월드컵 출전국 확대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언론들은 일제히 '쿠오쥔'(扩军) 후를 전망하는 기사들을 쏟아놓기 시작했다.

'쿠오쥔'이란 '군비를 확장해 군대를 확대하다'라는 뜻으로 FIFA의 월드컵 출전국 확대 방침을 지칭하는 말이다.

대부분 중국 주요 언론들은 이번 FIFA의 결정으로 2026년 월드컵에서 중국의 본선 진출 가능성이 커졌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부 축구 전문가와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월드컵 본선 진출국이 늘어난다고 중국이 반드시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라며 냉소적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중국의 충칭완빠오(重庆晚报)는 "중국 축구팬들이 감기에 걸린 것처럼 한숨을 토하며 괴로워하고 있다"며 11일 일부 축구팬들의 분위기를 보도했다.

한 축구팬은 자신의 SNS에 "월드컵 진출국이 늘어난 것은 칭화대와 베이징대의 정원이 늘어난 것이나 마찬가지다. 공부도 못하는 중국 대표팀하고 무슨 관계가 있겠느냐"며 탄식했다.

축구전문가인 리쑤웬은 "부끄러울 것은 없다. 결국 돈을 써서 대학에 입학하는 것과 같은 것 아니겠느냐? 돈을 내고 대학에 가는게 체면을 잃는 것은 아니다"라며 축구팬의 한탄을 한번 더 비꼬기도 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런 식이 되면 대회가 함량미달이 되는 현상을 간과할 수 없는데다, 훨씬 더 많은 축구 약소국들도 월드컵 진출에 대한 희망을 갖고 강하게 도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드컵 본선 출전국이 48개국으로 늘어나도 현재 전력만 놓고 보면 중국팀의 본선 진출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냉정한 판단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A조에 속한 중국은 이란, 한국, 우즈베키스탄, 시리아, 카타르에 이어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FIFA 랭킹에서도 82위로 아시아권에서만 8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FIFA 랭킹만으로 따져보자면 아시아 대륙의 출전권이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7장으로 늘어난다 하더라도 중국에게 돌아갈 티켓은 없는 셈이다.

중국의 한 네티즌은 FIFA의 출전국 확대 소식이 전해지자 "우즈베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북한… 월드컵 출전 자격을 얻게된 것을 축하해"라며 중국 축구의 현실을 풍자했다.

FIFA가 중국의 본선 진출을 위해 작정하고 제도를 바꿨다는 외국 축구팬들의 비판을 전해주는 네티즌도 눈에 띄었다.

한 네티즌은 자신의 SNS에 "적지 않은 네티즌들이 이번 결정을 조롱하고 있다. 'FIFA가 순식간에 중국의 월드컵 진출을 돕고 있구나... 왜냐하면 돈이 있으니까'"라며 외국 축구팬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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