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대표팀의 사실상 첫 일정. 누구보다 설렌 표정의 선수가 눈에 띄었다. 바로 '작은 거인' 정근우(35 · 한화)였다.
정근우는 당초 대회 출전이 불투명했다. 왼쪽 무릎 관절의 반월상 연골 손상 진단을 받아 지난달 수술을 받았다. 재활까지 2~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정근우는 WBC 출전에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이날도 정근우는 "몸은 괜찮다"면서 "무조건 대회에 나가야죠"라고 밝게 웃었다. 취재진이 재차 "몸이 괜찮냐"고 묻자 정근우는 무릎을 굽혔다 폈다 너스레를 떨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그만큼 출전이 문제가 없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현재 완전한 몸 상태는 아니다. 정근우는 "가장 좋을 때와 비교해 80% 정도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펑고도 받고 훈련에는 지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근우는 국가대표 붙박이 테이블 세터에 2루수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굵직한 국제대회에 단골로 나섰다. 정근우는 "후배들을 위해 인천아시안게임에만 나서지 않았고 나머지는 전부 출전했다"면서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지난해 프리미어12가 기억에 남는다"고도 했다.
WBC도 마찬가지다. 2006년 1회 대회는 나서지 못했지만 2009년 2회 대회 준우승에 힘을 보탰고, 2013년 3회 대회도 나섰다. 정근우는 "10년 넘게 국가대표를 했지만 항상 새롭고 설렌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걱정이 많은 대표팀에 정근우의 존재감은 적지 않다.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에 악바리 근성으로 팀 사기를 높이는 선수다. 4회 WBC에서 정근우의 활약을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