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練)은 ''익히다'', ''단련하다''의 의미로 많이 알려져있지만 명사로는 ''누인 명주''란 뜻으로도 쓰이며 ''소상(小祥)'' 때 입는 상복(喪服)을 가리킨다. ''소상(小祥)''이란 사람이 죽은 지 1년 됐을 때 지내는 제사이고 ''미(未)''는 ''아직''이라는 뜻을 갖고 있기에 다시말해 미련(未練)이란, 사람이 세상을 뜬 지 아직 1년이 지나지 않아 연복(練服)을 입을 때가 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예전엔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3년 동안 상복을 입었다고 한다.
처음 1년 동안에는 굵은 베옷을 입었다. 지금도 상가집에 가보면 굵은 베옷의 흔적을 상주의 복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뒤 만 1년이 지나서야 베옷을 벗고 연복을 입을수 있었다.
미련(未練)이 남는다는 것, 즉 아직 1년도 지나지 않아 돌아가신 분에 대한 그리운 생각이 가시지 않고 남아 있는 상태일 것이다. 아쉽고...또 아쉽고...
결국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는 말은 부모님의 죽음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 부모가 세상을 떠나서야 그리움에 북받쳐 우는 못난 자식의 마음을 이르던 말이다.
요즘 자꾸 미련이 남는다.
후배로서 직언을 하고, 고언도 해봤다.
돌아오는 것은 등골까지 오싹할 정도의 냉대와 따돌림이다.
"예전엔 선,후배간의 의사소통이 지금같지는 않았다. 지금은 거의 ''신(新) 공안정국''이 된 것 같다"는 모 선배의 넋두리는 나의 고민과 정확히 궤를 같이한다.
사전을 찾아보니 ''미련퉁이''는 "터무니없는 고집을 부릴 정도로 매우 어리석고 둔함"이라고 적혀있다.
나의 ''미련(未練)''이 잘못된 것인가. 아니면 내가 미련퉁이인가.
과연 그렇다면, 언제쯤 난 ''練''을 벗을 수 있다는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