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있는 공중파 만화영화에 나오는 캐릭터 장난감이라고 전해 들어서 가격도 그만큼 '대중적'일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미 아들과 굳게 약속을 한 터라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무엇보다 "나만 빼고 이미 다른 아이들은 다 갖고 있다"는 아들 말에 마음에 약해진 A씨는 애써 표정을 관리하며 지갑을 열 수밖에 없었다.
이 장난감은 크리스마스 1∼2주 전에는 물량 부족으로 가격이 폭등, 온라인몰에서 무려 30만원에 가까운 가격에 팔리면서 선뜻 선물을 사지 못한 수많은 부모 마음에 멍을 남기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크지 않았던 장난감 가격이 최근 들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장난감 가격은 전년보다 4.47% 상승했다.
이는 2009년 7.14% 상승한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 폭이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86년 이후 1988년(13.35%), 1998년(4.74%) 등에 이어 4번째로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장난감 가격은 다른 품목의 물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0% 내외의 상승률을 유지해온 것이 특징이다. 특히 2011∼2013년까지는 3년 연속 가격이 1% 내외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4년 0.96% 상승하며 3년 만에 플러스로 돌아선 장난감 가격은 2015년에는 상승 폭이 2배 넘게 확대된 2.29%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또다시 2배 가까이 커졌다.
최근 장난감 가격의 상승세는 영유아 대상 상품·서비스 가격 중에서 특히 도드라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국무총리 산하 육아정책연구소의 'KICCE(육아정책연구소) 육아물가지수 연구'를 보면 2015년 9월 기준 영유아 대상 상품·서비스 가격 상승률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의 6.6배나 됐으며 이 중 장난감 가격 상승 폭은 6.40%로 조사 대상 중 두 번째로 컸다.
장난감 외 유·아동 양육 관련 품목 가격도 줄줄이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유모차 가격은 1년 전보다 3.72% 올랐다.
2011년 물가지수 산정에 포함된 이후 4년 연속 감소하다가 2015년 0.38% 오르며 첫 상승세로 전환한 뒤 상승 폭이 크게 확대된 것이다.
지난해 4분기 아동복 가격은 1년 전보다 3.55% 오르며 12분기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유아복도 같은 기간 2.30% 상승, 8분기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컸고 유아용 학습 교재도 올해 1분기 이후 가격 변동이 없다가 지난해 4분기 2.08%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