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긴급성명을 발표하고 "서울교육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국정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정에 협조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연구학교 지정업무가) 국가위임사무임을 운운하며 교육부가 연구학교 지정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교육감을 법령에 따라 조치할 것임을 협박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명백히 훼손하는 것"이라며 "연구학교 지정운영 권한은 이미 교육감에게 '위임'이 아니라 '이양'된 (지방고유) 사무"라며 "연구학교 지정 및 운영권한은 명백히 교육감에게 있다"고 밝혔다.
인천 교육청도 연구학교 지정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진철 대변인은 이날 "국검정 교과서 혼용이 학교현장에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며 "국정교과서를 위한 연구학교 지정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광주 교육청 역시 이날 "국정 역사교과서 사용의 발판을 만들어주는 교육부 연구학교 지정에 협조하거나 그에 따른 대행업무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 역사교과서는 국민의 생각과 의견을 철저히 무시한 채 반헌법적, 비민주적,반역사적,반교육적으로 밀실에서 추진됐기 때문에 연구학교 지정을 거부할 특별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교육부 연구학교 지정규칙에 따르면 교육부장관이 연구학교 지정요청을 하면 교육감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해야 한다.
교육부는 일부 진보성향의 시도 교육감들이 국정역사 교과서 연구학교 지정을 거부하며 '학교 현장의 혼란, 부실한 내용'을 '특별한 사유'로 거론한 것에 대해 대법원 판례를 들어 '특별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다. 교육부가 소개한 판례에는 특별한 사유로 '법률적 장애나 재정 및 여건의 미비 등 사실적 장애'를 특별한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국정 역사교과서를 위한 연구학교 운영방침을 공개하고 이를 시도교육청에 공문으로 보냈다. 교육부는 오는 12일까지 시도 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공문을 재하달하고 다음달 10일까지 일선학교의 신청을 받아 15일까지 교육감이 신청한 모든 학교를 연구학교로 지정하도록 했다. 만약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관련 법률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