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씨는 최 씨의 의붓언니인 최순영 씨의 첫째 아들로 알려진 인물인다. 순영 씨의 첫째아들인 병헌 씨는 최순실 씨에게 문제의 태블릿PC를 개통해 준 청와대 김한수 전 행정관과 고교 동창 사이로 알려진 인물이다.
김 행정관은 이 씨를 통해 최순실을 알게 됐고 김 행정관은 그녀를 이병헌 씨처럼 '이모'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런 인연으로 김 행정관은 인수위원회에서 SNS홍보를 맡았다.
둘째 아들 이병준 씨는 박근혜 정권 출범 이후 전시기획사 'K-아트센터'를 설립해 운영한 인물이다. 이병준 씨는 평소 자신이 최태민 목사의 손자이며 박근혜 대통령의 일을 한다고 외부에 알리고 다녔던 것으로 전해진다.
재판에서 이병헌 씨는 이모인 최 씨에게 지인인 김영수 씨를 포스코 계열사인 광고사 포레카 대표이사로 추천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한수 행정관 등 이들 세 명은 매우 친하게 지낸것으로 주변 사람들은 전하고 있다.
이 씨는 검찰 조사에서 "최 씨가 2012년 대선때 홍보 전문가를 알아봐달라고 해서 김영수를 소개해줬다"며 "그러나 당시에는 김 씨가 거기서 일하기 싫다고 해서 없던 일이 됐다"고 말했다.
그런 뒤 2013년 말쯤 최 씨가 다시 홍보전문가를 소개해달라고 부탁해 김영수를 추천했고 이모 최 씨가 김 씨를 포스코 광고 계열사 포레카 대표이사로 추천했다고 덧붙였다. 친구인 김 씨를 대기업 계열사 낙하산 대표이사로 만든 셈이다.
이병헌 씨는 나중에 김영수 대표를 데리고 프리마 호텔로 가 최순실 씨를 만났고, 최 씨는 "포레카 경영 상황을 물은 뒤 사람을 보낼테니 김 씨에게 만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김영수 씨는 실제로 최 씨를 만난 뒤 사람들이 찾아왔고 안종범 전 수석도 전화를 걸어와 "(당신에게)포레카 매각과 관련해 찾아오는 사람들을 잘 도와주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조카 이 씨는 작년 10월 중순쯤 독일로 도피행각을 떠난 최씨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최 씨는 전화에서 "독일로 옷가지와 약, 돈을 보내달라"고 요구한다. 급히 도피 물품 수송을 요구한 것이다.
이 씨는 김영수에게 전화를 걸어 "형이 갔다오면 안되겠냐"고 물었지만, 김 씨는 거절했다.
이에 따라 이병헌 씨는 후배와 함께 최 씨의 옷과 약을 갖고 독일로 가 도피물품을 전달했다. 이때 김영수 대표이사는 한화로 1500만 원을 줘 동시에 최 씨에게 전달했다.
김영수 씨는 검찰 조사에서 "왜 최 씨에게 돈을 줬냐"고 묻자 "최순실 씨가 나중에 돌려줄 것으로 믿고 줬다"고 진술했다.
조카 이 씨는 최순실 씨가 최 씨의 소유로 알려진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 설립에도 깊이 관여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플레이그라운드 등기부등본에 차명주주들이 등재된 경위를 밝히며 "김영수 씨의 지시를 받은 직원들이 차명주주 3명의 인감도장, 신분증 등을 최 씨 조카 이병헌 씨가 지정한 건물 지하주자장 관리인에게 맡겼다"고 밝혔다.
플레이그라운드가 최순실의 회사라는 중요 증거 가운데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