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인사개입 '靑 비밀노트' 감찰 착수

'그알' 제기한 의혹…수첩 주인 박건찬 경비국장 조사

한 경찰 고위 간부의 업무수첩에 청와대가 경찰 인사에 전방위로 개입한 정황이 나타났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청이 감찰조사에 나섰다. (사진=자료사진)
한 경찰 고위 간부의 업무수첩에 청와대가 경찰 인사에 전방위로 개입한 정황이 나타났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청이 감찰조사에 나섰다.


경찰청은 해당 업무수첩의 주인이자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박건찬 본청 경비국장(치안감)을 상대로 정식 감찰에 착수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7일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관련 의혹이 제기된 지 하루 만에 보도자료를 통해 감찰 착수 가능성을 내비친 경찰은, 그동안 기초 사실관계를 확인해왔다.

박 국장은 지난 2014년 2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청와대 경찰관리관(경무관)으로 재직했다. 해당 업무수첩은 당시에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그것이 알고싶다' <엘리트의 민낯-우병우 전 수석과 청와대 비밀노트> 편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국정농단 사태 당사자인 최순실-최순득 자매의 관련성에 대한 의혹을 추적했다.

특히 한 제보자가 폭로한 '청와대 인사개입 비밀노트'가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제보자는 총 11장의 문서를 사진으로 촬영한 파일을 제작진에게 보냈다.

제보자는 "내가 촬영한 건 2016년 초다. 그분(박건찬 국장)이 우연히 노트를 펴놓고 잠시 갔다. 그걸 보는데 이건 너무 경찰 내 비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자료라고 생각해서 촬영했다. 이번 사태가 터지고 나서 연관이 있을 것 같아서 읽어보다가 최순실이란 글자가 나와서 놀랐다"고 밝혔다.

노트에는 '최순실 101단 통제 경찰관리관과 101경비단장 교체','정윤회-안봉근 경찰인사 개입설 취재' 등 국정농단 당사자들의 이름과 경찰 직위가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ㅇㅇ남부 강력계 김모 경위→10월 말 경찰청 특진' 등 인사 청탁을 암시하는 내용과 특정 경찰관의 신상정보도 나왔다.

경찰청은 박 국장에게 청와대 재직 시절 인사청탁의 주체와 내용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노트에 오르내린 인물들에 대한 인사결과, 경위 등도 살펴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철성 경찰청장은 전날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실질적인 인사 발령권자는 지방경찰청장이지만 청와대 추천권은 경찰관리관(박 국장의 당시 직책)에게 있다"며 "본인이 추천권자로서 (직무상) 한 부분이 있을 것이고 그와 무관하게 월권으로 부당하게 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조사 결과에 따라 (의혹이 확인되면) 인사조치 등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면서 "여러 제기된 의혹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합당한 후속 조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국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7차 청문회에서 참고인으로 채택됐으나 마지막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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