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차은택, 송성각 전 원장에게 좌편향 세력 색출 지시"

차 씨, 최순실 통해 문체부와 콘텐츠진흥원 인사 개입 정황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차은택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차은택(48)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게 좌편향 세력에 대한 색출을 지시했다는 진술이 재판에서 공개됐다.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차 씨와 송 씨 등에 대한 첫 공판에서 검찰은 진술조서들을 증거로 제시했다.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송성각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검찰은 진술조서들을 통해 "송 전 원장은 취임하기 전부터 차 전 단장으로부터 영화진흥원과 같이 콘텐츠진흥원에도 좌편향 세력이 많이 있을 테니 이를 색출하라는 말을 들었다"며 "취임 후에도 좌편향 세력을 색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심복을 조직 내에 심어둬야 한다는 말을 차 씨로부터 들었다"며 "송 전 원장은 2015년 2월 조직개편을 단행해 콘텐츠진흥원 부원장으로 자신의 지인을 앉혔다"고 덧붙였다.

차 씨가 최순실(61·구속기소) 씨를 통해 문화체육관광부와 콘텐츠진흥원 인사에 개입한 정황도 드러났다.


검찰은 "송 전 원장이 2014년 10월쯤 차씨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자리가 비어 있는데 지원해 볼 생각이 없느냐'며 연락해 왔다"며 "이후 차 씨가 차관은 경쟁자의 학력이 너무 뛰어나 어렵게 됐지만 진흥원장 자리가 공석이니 지원해 보라고 다시 제안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의 진술조서에는 "최 씨가 차 씨를 만나 '문체부 장관에 앉힐 사람을 추천해 달라'고 말하자 차씨가 얼마 뒤 김종덕(60) 전 문체부 장관을 추천했다"고 기록됐다.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 김홍탁 플레이그라운드 대표, 김경태 크리에이티브아레나 대표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리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검찰의 증거조사에 앞서 차 씨는 최 씨 등과 공모해 광고사를 뺏으려 한 의혹 등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했다. 다만 허위 직원 급여 명목으로 자신이 운영하던 광고업체인 아프리카픽쳐스의 자금 10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만을 인정했다.

차 씨의 변호인은 "포레카(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인수 작업은 이원적으로 이뤄졌다"며 차 씨의 행위는 문제가 된 '압박' 형태의 인수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송 전 원장은 차 씨 등과 공모해 광고사를 강탈하려 한 혐의에 대해 최 씨에게 책임을 돌리며 혐의를 부인했다.

송 전 원장의 변호인은 "포레카 지분을 인수한 컴투게더 대표 한 모 씨가 피해를 보지 않을지 걱정돼 선의에서 차은택에게서 전해들은 최씨의 말을 그대로 전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