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7시 30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박혜진 아나운서의 사회로 '세월호 참사 1000일 추모 음악회'가 열렸다.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의 전명선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여전히 '진상규명'을 위한 여정이 남아 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지금까지 함께 해 준 국민들에게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000일이 됐습니다. 1000일은 참 길고 오랜 시간이라고 말할 수 있는 나날들이다. 그러나 여러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습니다. 1000일을 하루처럼 이어온 우리라는 것을, 앞으로도 가야할 날들이 1만일이 될지언정 굴하지 않고 우리 일을 함께할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함께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이룰 수 있다고 국민들은 천일동안 노란리본을 만들어 서로의 징표로 삼으며 전국으로 세계로 퍼뜨려 나갔습니다. 진상규명과 인양을 그토록 집요하게 방해하고 농단을 부린 권력자의 직무가 정지되던 탄핵소추안 가결이 이루어지던 그날 우리 세월호 가족들은 국민 여러분께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국민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이제부터가 진짜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의 시작임을, 아직도 9명의 국민이 세월호와 함께 저 차디찬 진도 앞바다에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우리가 맞이한 1000일은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는 슬픔의 날이 아니라 진실을 밝혀나갈 수 있음을 확신하는 다짐의 날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고 진실은 결코 침몰하지 않습니다. 우리 세월호 가족들은 국민들과 함께 손 맞잡고 끝까지 함께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전 위원장의 발언 이후 노래 공연이 이어졌다. 세월호 유가족으로 구성된 4·16 합창단이 무대에 올라 '네버엔딩 스토리'를 불렀다. 검은 옷을 위에 노란스카프를 매고 노란리본을 단 합창단원들의 목소리는 이따금 떨렸으나, 노래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이날 추모 음악회에는 정태춘, 전인권밴드, 권진원, 옥상달빛, 노래패 우리나라 등이 참석해 공연으로 자리를 빛냈으며, 신경림 시인의 시 낭송은 물론 '시민과 함께하는 뮤지컬 배우들'의 뮤지컬도 펼쳐졌다.
추모 음악회는 세월호 유가족 300여 명을 비롯해 2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제종길 안산시장, 김윤식 시흥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등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