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추모곡 권진원 "박사모로부터 협박 받아"

참사 1000일 추모음악회서 '4월, 꽃은 피는데" 발표

지난 12월 1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제7차 촛불집회에서 가수 권진원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대해 "우리 국민의 힘은 정말 위대하다"고 말했다. (사진=노컷V라이브 캡처)
-오늘(9일) 안산 예술의전당 추모음악회에서 발표
-'4월 꽃은 피는데 그댄 없네. 내 곁에 없네'
-꽃처럼 예쁜 아이들 결코 잊지 않겠다
-끝까지 유가들과 함께 하겠다는 마음
-박사모 "언제까지 활동하나 보자" 협박도
-예술 위한 예술 아닌 사람을 위한 예술 할 것

■방송: 경남 CBS<시사포커스 경남> (창원 FM 106.9MHz, 진주 94.1MHz)
■제작: 손성경 PD, 최태경
■진행: 김효영 기자(경남CBS 보도국장)
■대담: 가수 권진원 씨

◇김효영 : 모든 국민들이 TV를 지켜보면서 그야말로 피눈물을 쏟았던 그 날. 박근혜 대통령만 작년인지 재작년인지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그 날.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오늘로 꼭 1000일이 되는 날입니다.

오늘 경기도 안산에서는 추모 음악회가 열리는데요. 이 무대에 오르는 가수 한 분을 만나보겠습니다. '살다 보면'이라는 노래로 유명하신 분이죠. 가수 권진원 씨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권진원 : 네. 안녕하세요.

◇김효영 : 오늘 추모음악회가 언제 어디서 열립니까?

◆권진원 : 네. 오늘 7시 30분이고요. 안산 예술의전당에서 열립니다. 세월호 유가족분들께서 안산에서 하기를 원하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김효영 : 권진원 씨께서는 그동안 촛불집회에 자주 나가셨죠?

◆권진원 : 네. 제가 7차 촛불집회 때 무대에 올라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김효영 : 노래만 부르신 것이 아니고 멘트도 하셨어요?

◆권진원 : 네. 제가 처음으로 큰 외침을, 구호를 한 번 외쳐봤어요.

◇김효영 : 어떤 구호이었습니까?

◆권진원 : '우리 국민은 정의롭습니다. 우리 국민은 존중받아야 합니다. 우리 국민은 모두가 행복해야 합니다' 일부 극소수가 아닌 모두가 행복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살다 보면' 을 불렀죠.

◇김효영 : 지금까지 '살다 보면'이라는 노래를 수천 번은 부르셨을 거에요. 그렇죠?
그날만큼 뜨거웠던 무대가 아마 없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어땠나요?

◆권진원 : 그 날은 80만 명이 모였다고 하는데요. 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촛불집회 때도 광화문에서 노래했는데 그 때도 정말 수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거든요.
이번에는 사방으로 끝이 보이지 않는 촛불들을 보면서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간절하고 큰지 다시 한번 느꼈고요.

저는 그 무대에서 제 콘서트가 아니기 때문에 온 국민과 함께 마음을 나눈다는 마음으로 기타리스트 함춘호 씨, 함춘호 씨가 원래 '살다 보면'이라는 곡을 기타로 연주하신 분이예요. 그래서 그 분과 단출하게 연주하고, 온 마음을 다해서 노래했습니다.

◇김효영 : 그야말로 전율이 흘렀을 것 같은데 말이죠.

◆권진원 : 네. 정말 가슴 벅찬 시간이었어요.

◇김효영 : 내가 이 무대에 서고 싶다, 서야겠다고 결심하신 동기나 계기가 있었을까요?

◆권진원 : 그 시작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엄청난 사건이 뉴스로 보도되면서였구요. 그리고 11월에 음악인 시국선언이 있었어요. 그때 광화문에서 시국선언을 하고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중에 정말 억누를 수 없는 뜨거운 불덩이가 가슴에서 솟구치면서 노래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대와 꽃피운다'라는 노래를 만들어서 이 노래를 내가 부르는 것도 좋지만 합창으로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로 노래하는 것도 좋겠구나 싶어서 합창곡으로 완성을 시켰죠. 그리고 이 촛불집회를 진행하는 분들과 연락이 닿아서 그 쪽에서 노래를 와서 할 수 있겠느냐고 하시기에 제가 얼마든지 하겠다고 해서 진행이 되었습니다.

(사진=자료사진)
◇김효영 : '그대와 꽃피운다'는 어떤 내용의 노래였습니까?

◆권진원 : 우리 손으로 민주화를 이루어낸다는 이야기도 되고, 제가 거기에 담고 싶은 이야기는 선량한 사람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고 마음 편하게 살아갈 수 있는 그 날. 그 날을 원한다. 그 날을 함께 만들어야 하고 만들 수 있다는 강한 다짐을 담고 있습니다.

◇김효영 :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적어도 억울한 일만큼은 당하지 않아야 한다….

◆권진원 : 네. 정말 그 마음이 간절합니다.

◇김효영 : 이렇게 상식적인 것이 지금도 지켜지지 않는 것이 얼마나 답답하셨으면.

◆권진원 : 네. 너무너무 답답했었죠. 정말 그동안 답답했습니다.

◇김효영: 오늘 발표하는 노래는 세월호 이 희생자들을 위한 노래이고요?

◆권진원: 네. 이 노래는 작년 봄에…. 4월에 만든 노래인데요. 제가 2014년 4월 그 사고가 있던 그 당시에는 정말 정신이 멍하고 노래를 만들 수도 없고 이렇게 부를 수도 없는 그런 시기였던 것 같아요. 그렇게 해서 시간을 보내다가 작년 4월이었네요.
그 때는 세월호 아이들을 떠올리게 되었고 생각을 하면서 또 그 부모님들, 유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가사와 멜로디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어요.

◇김효영: 그래요?

◆권진원: 네. 그래서 '4월 꽃은 피는데'라는 노래를 만들었고요.

◇김효영: 4월 꽃은 피는데.

◆권진원: '4월 꽃은 피는데 그댄 없네 내 곁에 없네 4월 꽃이 필 때에 그대 생각해 내 온 마음 다해' 뭐 이러한 내용의 가사입니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민주공화국 부활을 위한 음악인 시국선언' 기자회견에서 가수 권진원 씨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김효영: 어머니들 많이 우시겠어요. 이 노래 들으면.

◆권진원: 아유 그러게요. 제가 오늘 노래를 당연히 정말 떠나간 아이들에게도 들려주고 싶고, 또 부모님들에게도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노래를 하겠다고 했는데 무대에서 제가 어떻게 노래를 할 수 있을지 지금 생각해도 목이 메입니다.

◇김효영: 가사를 보니 이렇습니다.
'다시 아침이 오네. 꿈이 아니었네. 어제와 똑같은 하루를 또 보내야 하네. 어느덧 거리엔 나무엔 새순이 돋았네. 푸른 잎 사이에 햇살이 눈물로 반짝이네. 4월 꽃은 피는데 그댄 없네 내 곁에 없네….'

너무 슬프게 지으셨어요

◆권진원: 아.. 정말 우리 그 꽃처럼 예쁜 아이들 결코 잊지 않겠다는 그런 마음으로, 그리고 끝까지 유가족분들과 같은 마음으로 함께 하겠다는 마음으로 만들었습니다.


◇김효영: 끝까지라고 말씀하셨어요. 아직도 밝혀야 될 게 많다고 보시죠?

◆권진원: 네. 그렇죠. 지금 빙산의 일각인 거 같고요. 왜 이렇게 진행이 더디고 느린지 모두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고, 그 것을 완전히 밝히지 못하고 희망이 보이는 듯하면서도 여전히 답답한 심정이예요.

◇김효영: 다들 기억하지 못한다 하고, 대통령은 그 날 대통령으로서 할 일을 다했다 하는 것을 보면서 어떤 심정 드셨습니까?

◆권진원: 어떻게 그런 말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그러니까 그 한 사람이 아니라 청문회 나오는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게 하고 있잖아요.

이렇게 모른다고 하면 다 피할 수 있는 거구나 뭐 이런 생각을 심어주게 되는 게 아닌가 해서 그것도 너무 슬프고 참 위험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김효영: 그래서 우리 국민들이 촛불을 내려놓을 수 없는 거고요.

◆권진원: 네. 그렇죠.지금 이렇게 의식이 깨어나고 있는데요. 이제 다시 흐려지거나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김효영: 하지만 희망이 있습니다. 그죠?

◆권진원: 네.

◇김효영: 혹시 권진원씨도 블랙리스트에 오르셨나요?

◆권진원: 그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는 영화연극인 문학인들 중심이라 거기에는 없는 것 같은데요.

그 박사모라는 분들이 만든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나 봐요. 그래서 언제까지 활동할지 한 번 두고보자 이런 식으로 협박을 가하고 있네요.

◇김효영: 노래를 만들고 노래를 부르시고 분입니다. 권진원 씨는.

◆권진원: 네.

◇김효영 : 문화예술인들이 나라와 국민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 제대로 된 역할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권진원: 함께 가야겠죠.

◇김효영: 함께 가야한다.

◆권진원: 네. 아픔과 고통이 생긴다면 그것을 외면하지 않고. 그러니까 음악을 위한 음악, 예술을 위한 예술이 아닌 사람을 위한 음악을, 예술을 펼쳐야 한다는 것.
제가 노래를 찾는 사람들 활동을 했을 때 그 때 가졌던 생각인데요. 그 생각이 지금까지 변함없이 흘러오고 있고 그 정신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김효영: 고맙습니다. 예술을 위한 예술이 아닌 사람을 위한 예술을 하겠다는 그 약속 꼭 지켜 주시고요. 저희가 뜨거운 박수로 응원하겠습니다.

◆권진원: 네. 고맙습니다.

◇김효영 :오늘 공연 잘 마치시고요. 많은 분들이 이 노래로 인해 위로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권진원: 네.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김효영: 감사합니다.

◆권진원: 네. 고맙습니다.

◇김효영: 네. 가수 권진원 씨 만나봤습니다. 세월호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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