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꽃은 피는데 그댄 없네. 내 곁에 없네'
-꽃처럼 예쁜 아이들 결코 잊지 않겠다
-끝까지 유가들과 함께 하겠다는 마음
-박사모 "언제까지 활동하나 보자" 협박도
-예술 위한 예술 아닌 사람을 위한 예술 할 것
■방송: 경남 CBS<시사포커스 경남> (창원 FM 106.9MHz, 진주 94.1MHz)
■제작: 손성경 PD, 최태경
■진행: 김효영 기자(경남CBS 보도국장)
■대담: 가수 권진원 씨
오늘 경기도 안산에서는 추모 음악회가 열리는데요. 이 무대에 오르는 가수 한 분을 만나보겠습니다. '살다 보면'이라는 노래로 유명하신 분이죠. 가수 권진원 씨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권진원 : 네. 안녕하세요.
◇김효영 : 오늘 추모음악회가 언제 어디서 열립니까?
◆권진원 : 네. 오늘 7시 30분이고요. 안산 예술의전당에서 열립니다. 세월호 유가족분들께서 안산에서 하기를 원하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김효영 : 권진원 씨께서는 그동안 촛불집회에 자주 나가셨죠?
◆권진원 : 네. 제가 7차 촛불집회 때 무대에 올라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김효영 : 노래만 부르신 것이 아니고 멘트도 하셨어요?
◆권진원 : 네. 제가 처음으로 큰 외침을, 구호를 한 번 외쳐봤어요.
◇김효영 : 어떤 구호이었습니까?
◆권진원 : '우리 국민은 정의롭습니다. 우리 국민은 존중받아야 합니다. 우리 국민은 모두가 행복해야 합니다' 일부 극소수가 아닌 모두가 행복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살다 보면' 을 불렀죠.
◇김효영 : 지금까지 '살다 보면'이라는 노래를 수천 번은 부르셨을 거에요. 그렇죠?
그날만큼 뜨거웠던 무대가 아마 없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어땠나요?
◆권진원 : 그 날은 80만 명이 모였다고 하는데요. 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촛불집회 때도 광화문에서 노래했는데 그 때도 정말 수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거든요.
이번에는 사방으로 끝이 보이지 않는 촛불들을 보면서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간절하고 큰지 다시 한번 느꼈고요.
저는 그 무대에서 제 콘서트가 아니기 때문에 온 국민과 함께 마음을 나눈다는 마음으로 기타리스트 함춘호 씨, 함춘호 씨가 원래 '살다 보면'이라는 곡을 기타로 연주하신 분이예요. 그래서 그 분과 단출하게 연주하고, 온 마음을 다해서 노래했습니다.
◇김효영 : 그야말로 전율이 흘렀을 것 같은데 말이죠.
◆권진원 : 네. 정말 가슴 벅찬 시간이었어요.
◇김효영 : 내가 이 무대에 서고 싶다, 서야겠다고 결심하신 동기나 계기가 있었을까요?
◆권진원 : 그 시작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엄청난 사건이 뉴스로 보도되면서였구요. 그리고 11월에 음악인 시국선언이 있었어요. 그때 광화문에서 시국선언을 하고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중에 정말 억누를 수 없는 뜨거운 불덩이가 가슴에서 솟구치면서 노래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대와 꽃피운다'라는 노래를 만들어서 이 노래를 내가 부르는 것도 좋지만 합창으로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로 노래하는 것도 좋겠구나 싶어서 합창곡으로 완성을 시켰죠. 그리고 이 촛불집회를 진행하는 분들과 연락이 닿아서 그 쪽에서 노래를 와서 할 수 있겠느냐고 하시기에 제가 얼마든지 하겠다고 해서 진행이 되었습니다.
◆권진원 : 우리 손으로 민주화를 이루어낸다는 이야기도 되고, 제가 거기에 담고 싶은 이야기는 선량한 사람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고 마음 편하게 살아갈 수 있는 그 날. 그 날을 원한다. 그 날을 함께 만들어야 하고 만들 수 있다는 강한 다짐을 담고 있습니다.
◇김효영 :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적어도 억울한 일만큼은 당하지 않아야 한다….
◆권진원 : 네. 정말 그 마음이 간절합니다.
◇김효영 : 이렇게 상식적인 것이 지금도 지켜지지 않는 것이 얼마나 답답하셨으면.
◆권진원 : 네. 너무너무 답답했었죠. 정말 그동안 답답했습니다.
◇김효영: 오늘 발표하는 노래는 세월호 이 희생자들을 위한 노래이고요?
◆권진원: 네. 이 노래는 작년 봄에…. 4월에 만든 노래인데요. 제가 2014년 4월 그 사고가 있던 그 당시에는 정말 정신이 멍하고 노래를 만들 수도 없고 이렇게 부를 수도 없는 그런 시기였던 것 같아요. 그렇게 해서 시간을 보내다가 작년 4월이었네요.
그 때는 세월호 아이들을 떠올리게 되었고 생각을 하면서 또 그 부모님들, 유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가사와 멜로디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어요.
◇김효영: 그래요?
◆권진원: 네. 그래서 '4월 꽃은 피는데'라는 노래를 만들었고요.
◇김효영: 4월 꽃은 피는데.
◆권진원: '4월 꽃은 피는데 그댄 없네 내 곁에 없네 4월 꽃이 필 때에 그대 생각해 내 온 마음 다해' 뭐 이러한 내용의 가사입니다.
◆권진원: 아유 그러게요. 제가 오늘 노래를 당연히 정말 떠나간 아이들에게도 들려주고 싶고, 또 부모님들에게도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노래를 하겠다고 했는데 무대에서 제가 어떻게 노래를 할 수 있을지 지금 생각해도 목이 메입니다.
◇김효영: 가사를 보니 이렇습니다.
'다시 아침이 오네. 꿈이 아니었네. 어제와 똑같은 하루를 또 보내야 하네. 어느덧 거리엔 나무엔 새순이 돋았네. 푸른 잎 사이에 햇살이 눈물로 반짝이네. 4월 꽃은 피는데 그댄 없네 내 곁에 없네….'
너무 슬프게 지으셨어요
◆권진원: 아.. 정말 우리 그 꽃처럼 예쁜 아이들 결코 잊지 않겠다는 그런 마음으로, 그리고 끝까지 유가족분들과 같은 마음으로 함께 하겠다는 마음으로 만들었습니다.
◇김효영: 끝까지라고 말씀하셨어요. 아직도 밝혀야 될 게 많다고 보시죠?
◆권진원: 네. 그렇죠. 지금 빙산의 일각인 거 같고요. 왜 이렇게 진행이 더디고 느린지 모두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고, 그 것을 완전히 밝히지 못하고 희망이 보이는 듯하면서도 여전히 답답한 심정이예요.
◇김효영: 다들 기억하지 못한다 하고, 대통령은 그 날 대통령으로서 할 일을 다했다 하는 것을 보면서 어떤 심정 드셨습니까?
◆권진원: 어떻게 그런 말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그러니까 그 한 사람이 아니라 청문회 나오는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게 하고 있잖아요.
이렇게 모른다고 하면 다 피할 수 있는 거구나 뭐 이런 생각을 심어주게 되는 게 아닌가 해서 그것도 너무 슬프고 참 위험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김효영: 그래서 우리 국민들이 촛불을 내려놓을 수 없는 거고요.
◆권진원: 네. 그렇죠.지금 이렇게 의식이 깨어나고 있는데요. 이제 다시 흐려지거나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김효영: 하지만 희망이 있습니다. 그죠?
◆권진원: 네.
◇김효영: 혹시 권진원씨도 블랙리스트에 오르셨나요?
◆권진원: 그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는 영화연극인 문학인들 중심이라 거기에는 없는 것 같은데요.
그 박사모라는 분들이 만든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나 봐요. 그래서 언제까지 활동할지 한 번 두고보자 이런 식으로 협박을 가하고 있네요.
◇김효영: 노래를 만들고 노래를 부르시고 분입니다. 권진원 씨는.
◆권진원: 네.
◇김효영 : 문화예술인들이 나라와 국민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 제대로 된 역할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권진원: 함께 가야겠죠.
◇김효영: 함께 가야한다.
◆권진원: 네. 아픔과 고통이 생긴다면 그것을 외면하지 않고. 그러니까 음악을 위한 음악, 예술을 위한 예술이 아닌 사람을 위한 음악을, 예술을 펼쳐야 한다는 것.
제가 노래를 찾는 사람들 활동을 했을 때 그 때 가졌던 생각인데요. 그 생각이 지금까지 변함없이 흘러오고 있고 그 정신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김효영: 고맙습니다. 예술을 위한 예술이 아닌 사람을 위한 예술을 하겠다는 그 약속 꼭 지켜 주시고요. 저희가 뜨거운 박수로 응원하겠습니다.
◆권진원: 네. 고맙습니다.
◇김효영 :오늘 공연 잘 마치시고요. 많은 분들이 이 노래로 인해 위로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권진원: 네.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김효영: 감사합니다.
◆권진원: 네. 고맙습니다.
◇김효영: 네. 가수 권진원 씨 만나봤습니다. 세월호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