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슈퍼스타’ 쯔엉, 강원의 색다른 접근법

2017시즌 K리그 클래식으로 승격한 강원은 베트남이 주목하는 축구선수 쯔엉의 입단식은 이례적으로 베트남대사관에서 열어 국내외 언론의 큰 주목을 받았다. 오해원기자
‘베트남 박지성’이 지난 시즌의 불시착을 뒤로 하고 K리그에 연착륙 할 채비를 마쳤다.

K리그 클래식 강원FC는 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한베트남대사관에서 르엉 쑤언 쯔엉의 공식 입단식을 열었다. 지난 시즌 인천 유나이티드에 이어 올 시즌은 강원의 유니폼을 입고 2년 연속 K리그 클래식을 경험하게 됐다.


쯔엉은 지난 시즌 큰 기대와 함께 베트남의 호앙 안 지아 라이(HAGL)에서 인천으로 2년간 임대됐다. 하지만 쯔엉은 K리그 클래식 4경기 출전에 그쳤다. 인천에서 보낸 대부분의 시간은 2군팀에 머물렀다.

인천에 영입될 당시에도 코칭스태프가 아닌 프런트가 주도해 마케팅용으로 영입된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던 만큼 4경기 출전의 대부분도 김도훈 감독 체제가 아닌 시즌 막판 이기형 감독 체제였다는 점에서 인천의 주력은 아니었다.

이 때문에 인천은 남은 1년의 임대를 포기했고, 이를 강원이 파고들었다. 비록 주전급 활약은 아니었지만 베트남과 비교해 수준 높은 훈련을 소화하며 경쟁력을 끌어올렸고, 최윤겸 강원 감독이 과거 HAGL의 지휘봉을 잡았을 당시 눈여겨봤던 쯔엉이라는 점에서 새 시즌 강원에서의 출전 기회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늘어날 출전 기회만큼 입단식도 파격적이었다. 강원은 일반적으로 구단 사무실에서 조촐하게 외국인 선수의 입단을 처리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연고지가 아닌 서울, 그것도 베트남 대사관에서 쯔엉의 입단식을 열었다. 색다른 광경을 지켜보기 위해 한국과 베트남의 취재진 수십명이 찾아 성황을 이뤘다.

쯔엉은 최근 무섭게 성장하는 베트남 축구가 가장 기대하는 선수 중 하나다. 최근 열린 현지 인기투표에서도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사진=강원FC 제공)
◇ 베트남 축구의 ‘슈퍼스타’ 쯔엉, 무한한 잠재가치를 주목한 강원

쯔엉은 이달 초 베트남축구협회가 주관한 현지 취재진과 축구팬의 인기 투표에서 49.1%의 압도적인 지지로 최고 인기 선수상을 받았다. 베트남 축구 전문가 176명이 참여한 올해의 선수 투표에서도 2위를 차지했다.

쯔엉이 베트남 현지에서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베트남 축구가 큰 기대를 걸고 있는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들 중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주역이 바로 쯔엉이기 때문이다.

쯔엉은 2004년 HAGL의 구단주가 베트남 축구 발전을 위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과 설립한 축구 아카데미의 치열한 오디션을 뚫고 최종 선발됐다. 2만여명의 유소년 축구선수 가운데 최종 선발된 11명은 베트남 축구의 황금세대라는 평가를 받았고, 쯔엉은 각급 대표팀에서 주장을 맡았을 정도로 중심 선수로 평가됐다. 베트남에서 쯔엉이 열광적인 지지를 얻는 것은 당연했다.

팜후이찌 주한베트남대사의 표현을 빌리자면 쯔엉은 ‘베트남의 박지성’ 또는 ‘베트남의 손흥민’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쯔엉의 강원 입단식에 함께 한 팜후이찌 대사는 “K리그는 아시아 최고의 리그”라며 “베트남에서 축구의 인기는 상당하다. 쯔엉의 강원 입단은 베트남 축구팬에게는 과거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했을 때와 비슷하게 느껴질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베트남 축구팬이 K리그와 한국 축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쯔엉 역시 “K리그 클래식은 모두가 동경하는 아시아 최고의 리그”라며 “나는 어린 베트남 선수들이 인정받고 아시아 최고의 리그에 올 수 있게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반드시 강원에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분명한 각오를 선보였다.

강원에서 두 번의 실패를 맛보지 않겠다는 쯔엉의 굳은 의지만큼 이를 적응 활용하겠다는 강원의 목표 역시 확실하다. 강원은 국내에 거주하는 15만 베트남 인구뿐 아니라 베트남 축구시장에 강원과 K리그, 한국 축구를 알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한 최종 목표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이다.

조태룡 강원 대표이사는 “쯔엉은 강원의 AFC 챔피언스리그 도전에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며 “이 자리를 통해 한국과 베트남의 스포츠 교류가 시작되길 바란다. 우리의 도전이 훌륭한 성과를 거두는 두 나라 공조 시스템의 시발점이 됐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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