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 일가가 약물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온 터에 이를 뒷받침할 만한 또 다른 정황이 나온 것이다.
9일 최씨 일가 지인 등의 발언에 따르면 2015년 초반께 최씨와 장씨는 자주 약을 가지고 다니며 거의 매일 복용했다.
한동안 최씨 집에서 지내며 생활을 지켜본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 지인은 약물의 이름을 알지는 못하나 이들이 수면에 도움을 주는 약을 먹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해 신경안정제나 수면제 종류임을 암시했다.
특히 최씨와 장씨는 평소 대화에서도 '오늘은 약을 몇 알 먹었다'거나 '약 좀 줄여서 먹어라. 그러다가 훅 간다' 등 약물복용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 측 지인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듣기엔 이해하기 어려운 대화가 오가곤 했다"고 전했다.
앞서 최씨가 약물에 의존한다거나 '중독'됐다는 의혹은 여러 차례 제기됐다.
최씨는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되는 불안 치료제 '자낙스(성분명 알프라졸람·화이자)'를 처방받아 복용한 것으로 강남구보건소의 차움의원 조사 결과 확인된 바 있다. 최씨는 공황장애 등을 이유로 이 약품을 복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향정신성 의약품인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에 중독된 게 아닌지 의심되는 정황도 나와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지난달 단골병원인 김영재의원의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현장조사 당시 최씨가 1주일에 1번꼴로 이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맞았다는 증언이 나오면서다.
특검팀은 지난달 28일 김영재의원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영장에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특검팀은 최씨가 이른바 '주사 아줌마'에게서 여러 종류의 주사를 맞아왔다는 제보와 진술을 토대로 '비선 진료'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최씨는 "응급한 것은 누군가 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그 일을 맡았다"며 대통령 몸이 피곤할 때 정식 의료진을 부르면 기록이 남고 절차가 복잡한 점 등을 고려해 박 대통령의 '건강 보안'을 위해 주사 아줌마를 연결해줬다는 취지로 변호인에게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