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붕괴사고' 마지막 실종자 발견…압사 추정

구조대 "죄송하고 안타까울 따름…저희가 무능한 탓"

응급차로 이송중인 조모(49) 씨(사진=김광일 기자)
철거중이던 건물이 붕괴하면서 매몰됐던 실종자 가운데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1명이 38시간 만에 발견됐다.

서울 종로구 낙원동 종로3가역 주변 번화가의 한 숙박업소 철거공사장 지하에 매몰됐던 조모(49) 씨가 밖으로 실려 나온 건 9일 새벽 2시 20분쯤.

지하 3층에서 발견된 조 씨는 대형 크레인으로 끌어 올려졌으며, 들것에 실린 채 파란 천에 덮여 있었다.

구조대는 앞서 새벽 1시 29분쯤 조 씨 신체 일부를 발견한 뒤에도, 1시간 가까이 철근 등 건물 잔해물 더미를 일일이 제거한 뒤 전신을 꺼냈다고 설명했다.

발견 당시 조 씨는 누워있던 상태로, 얼굴 등 몸 전체가 잔해물 더미에 조금씩 눌려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 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고 직후부터 현장을 지키던 유가족들은 굳은 표정으로 함께 응급차에 올랐다.


현장 브리핑 중인 서울 종로소방서 전영환 행정과장(사진=김광일 기자)
서울 종로소방서 전영환 행정과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정확한 사망 판정은 병원에서 내리겠지만 압사에 의한 질식사 정도로 추정한다"며 "맥박과 호흡은 전혀 없는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어 "열심히 노력했지만 결과가 이렇게 나와 죄송하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다 저희가 무능한 탓"이라며 고개를 떨궜다.

앞서 지난 7일 오전 11시 30분쯤 철거 중이던 해당 건물이 붕괴해 현장에서 작업하던 조 씨와 청각장애인 김모(61) 씨 등 2명이 지하에 매몰됐다.

김 씨는 다음 날 오전 7시쯤 구조대에 발견된 뒤 병원으로 옮겨져 사망 판정을 받았다.

수색 현장(자료사진=김광일 기자)
사고가 난 건물은 지상 11층·지하 3층 규모의 모텔이었으며, 대부분 철거되고 지상 1층에서 굴착기 작업을 하던 중 바닥이 꺼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는 붕괴를 방지하는 이른바 '흙막이 공사'가 이뤄지지 않아 추가 붕괴가 우려됐고, 구조견까지 혼란을 겪으면서 난항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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