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11시 30분쯤 서울 종로구 낙원동 종로3가역 근처 번화가의 한 숙박업소 철거공사 현장에서 건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조모(49) 씨와 김모(61) 씨 등 2명이 지하에 매몰됐다. 김 씨는 다음 날 오전 7시쯤 구조대에 발견된 뒤 사망 판정을 받았다.
사고가 난 건물은 지상 11층·지하 3층 규모의 모텔이었으며, 대부분 철거되고 지상 1층에서 굴착기 작업을 하던 중 바닥이 꺼진 것으로 알려졌다.
◇ '흙막이 공사' 안 돼 추가 붕괴 우려
하지만 전문가 진단 결과, 사고 당시 지상 1층에는 이른바 '흙막이 공사'가 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철거 현장에서는 공사 중 붕괴나 미끄럼을 방지하기 위해 흙막이 공사를 실시한다"면서 "이 건물의 경우 1층 마지막 벽채를 철거하는 중에 붕괴해 아직 흙막이 공사가 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 상태에서 대형 굴착기를 투입하면 추가 붕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자 구조대는 소형 굴착기를 투입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그러면서 장비 조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8일 오후 11시 30분 현재 소방당국은 현장에 구조대 175명과 굴착기 2대 등을 투입해 철근 등 잔해를 일일이 치워가며 실종자를 찾고 있다.
또 다른 소방 관계자는 "다만 구조 인력이 조금 들어가면 흙이 무너지고 또 들어가면 주변 흙이 무너지는 식이라 (매몰된 조 씨를 찾기까지) 한참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 구조견도 혼란…실종자 위치 몰라
가장 무거운 부분을 향해서 지반이 붕괴했기 때문에 실종자들도 같은 곳으로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했기 때문.
예상대로 김 씨는 굴착기 주변에서 특수구조대 인명구조견에게 발견됐다. 하지만 구조견은 5차례 수색에서 조 씨를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당국은 아직 조 씨의 정확한 위치나 생존 신호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관계자는 "구조견은 김 씨를 발견한 곳에서만 계속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사람이 많고 하다 보니 헷갈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색 초반부터 열 감지 센서도 생명을 감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 왼쪽을 중심으로 추가 붕괴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소방 관계자는 "1%도 사망했다고 보지 않는다. 실종자를 구조해 병원으로 보낼 때까지는 생존해 있다고 보고 계속 구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