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제목 끝에 찍혀있는 마침표 부분에서다. 이 작품의 일본 원제 역시 마찬가지다. 술어가 없는데도 제목에 마침표를 찍고 끝냈다. 물음표(?)나 줄임표(…)가 아닌 마침표(.)로 끝맺은 것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의도한 것이다.
신카이 감독은 최근 국내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마침표에는 여러 가지 의미를 담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너의 이름은'은 물음표로 끝나는 의문문일 수도 있고, '너의 이름은…잊어버렸다', '너의 이름은 알고 있다'처럼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 "하나로 정리할 수 없어 마침표를 찍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영화를 보는 관점에 따라 저마다 열린 해석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우선 마침표를 통해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을 강조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영화계 관계자는 "주인공들이 서로 이름을 알고 있으면서도 떠올리지 못하는 그런 역설과 모순의 상황 속에 놓이지만, 결국 어떤 식으로든 만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제목을 미완성의 문장이지만 마침표를 찍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의 큰 줄기는 도쿄에서 사는 고등학생 타키와 시골 마을에 사는 여고생 미츠하의 시공간을 뛰어넘은 사랑 이야기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이들은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난 뒤 몸이 서로 바뀐다. 일주일에 두세 번씩 발생하던 몸 바뀜 현상은 1천200년 만에 혜성이 지구에 가장 가깝게 접근한 뒤부터는 사라지고, 이들은 자신들이 특별하게 이어져 있음을 알게 된다.
이 영화는 인연과 이어짐에 관한 메시지를 끊임없이 던진다. 미츠하의 할머니가 손녀들에게 '무스비'(이어짐이라는 뜻의 일본어)의 의미를 들려주는 대목이나 미츠하의 집안 여성들이 오래전부터 미츠하처럼 '이상한 꿈'을 반복적으로 꿔왔다는 설정이 대표적이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뫼비우스의 띠처럼 이어진 두 청춘 남녀의 모습 역시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투영하며, 비록 수백 년, 수천 년의 시간이 흘러간다고 하더라도 그 운명을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을 제목의 마침표를 통해 나타내고 있다는 얘기다.
2014년 이 작품이 처음 기획됐을 때의 제목은 '꿈이라 알았으면(가제)∼남녀 뒤바뀌는 이야기'였다. 이후 시나리오가 완성되면서 지금의 제목으로 바뀌었다. 신카이 감독은 "사람과 사람이 만났을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자신의 이름을 말하거나 상대방의 이름을 묻는 것이다. 즉 이름을 묻는 것으로부터 관계가 출발한다고 생각한다"며 제목을 '너의 이름은.'으로 지은 이유를 밝혔다.
지난 4일 국내 개봉한 이 영화는 현재 누적 관객 84만9천212명을 기록 중이며, 개봉 5일째인 8일 1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다.